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윤욱재 기자]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첫 만남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연장 10회까지는.
경남에 나란히 연고를 둔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불꽃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17 타이어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투수전이 벌어지면서 1점차 승부가 거듭 이어지는 짜릿한 전개였다.
롯데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은 1회초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박민우에 우전 2루타를 맞았고 결국 폭투를 범하며 득점까지 허용했으나 6회까지 2점으로 묶는데 성공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린드블럼은 권희동의 번트 타구를 잡아 1루에 악송구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으나 린드블럼에 이어 등장한 박진형이 씩씩한 투구를 하며 린드블럼의 실수를 덮는데 성공했다.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는 위기관리의 달인이었다. 숱한 득점권 위기가 있었지만 호쾌한 적시타 한방 맞지 않았다. 4회말에 내준 점수도 1사 2,3루 위기에서 황진수를 2루 땅볼로 잡고 3루주자의 득점을 허용한 것이었다. 위기가 닥칠 때면 140km 후반대 직구를 과감하게 꽂으며 롯데 타자들을 힘겹게 했다.
NC가 1점차 리드를 이어간 것도 해커의 호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야구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해커는 7회까지 1점으로 막고 김진성에 바통을 넘겼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팀의 불펜투수진을 언급하면서 "(김)진성이만 살아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롯데에게는 '히든카드'가 있었다. 바로 박헌도. 대타로 나선 박헌도는 우측으로 밀어쳐 극적인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롯데가 기사회생하는 순간.
분위기는 그렇게 롯데 쪽으로 넘어갔다. 9회초 손승락이 등장했고 그의 투구가 전광판에 나타나자 롯데 팬들의 함성이 더욱 커졌다.
NC도 9회말 이민호로 맞불을 놨다. 이민호는 2-2 동점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삼자범퇴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손승락은 2이닝을 책임졌고 원종현이 10회말에 나와 역시 실점하지 않았다.
명승부는 점점 종착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니 이미 끝난 것일지도 몰랐다. 11회초 지석훈이 우중간 외야 펜스를 강타하는 2루타로 치고 나갔고 폭투로 3루에 안착했다. 번트를 시도할 이유가 사라진 권희동은 좌전 적시 2루타로 팀에 3-2 리드를 안겼다.
NC는 손승락이 떠난 롯데 마운드를 철저히 괴롭혔다. 강민호의 패스트볼도 겹쳤다. 결국 모창민의 좌월 만루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10회까지 치열했던 열기는 한 순간에 NC 쪽으로 기울고 말았다.
[NC 지석훈이 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롯데-NC 경기 연장 11회초 무사 2루 투수 폭투에 3루로 진루 했다. 사진 = 부산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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