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윤욱재 기자] NC는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KIA와 정규시즌 우승을 놓고 다투는 팀이었다. KIA와 맞붙는 날엔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그러나 갈수록 결과는 나빠졌다. 두산과 롯데의 후반기 기세를 꺾을 수 없었다. 끝내 NC는 4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다. 지난 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NC로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이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오히려 이것이 NC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잃을 것이 없다'는 자세로 가을야구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미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 만큼 가을야구는 익숙한 그들이다. 주목할 것은 이런 그들이 승부의 세계에 부담을 갖기보다 일종의 '보너스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NC 고참 선수들은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후배들에게 "우리가 밑에서 올라가는 입장이니까 같이 즐기면서 경기하자"고 이야기했다. 원종현도 이런 선수단 분위기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밑에서부터 이기고 올라가면 더 재밌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다. 박민우도 지난 해 한국시리즈의 아쉬움을 곱씹으면서도 "올해는 팬들과 함께 즐기는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고 이미 분명한 콘셉트를 잡고 있었다.
사실 NC는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했기에 우승 가능성은 그리 크다고 하기 어렵다. 그러나 풍부한 가을야구 경험과 '무심'으로 무장한 NC야말로 올해 가을야구의 '다크호스'라 할 수 있다.
그 결과는 8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증명됐다. 올해 우승에 대한 강박도 없으며 5년 만에 가을야구에 나서는 롯데보다 부담감이 덜했던 NC는 집중력이 더 강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NC의 '즐기는 가을야구'가 올해 포스트시즌 판도에 미칠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NC가 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롯데-NC 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9-2로 승리했다. 사진 = 부산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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