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2차전에선 잠자는 거인들이 깨어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 연장 11회 접전 끝에 2-9로 완패했다. 8회말 대타 박헌도의 극적인 동점 솔로포와 필승조 호투에 힘입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으나 11회서 힘을 잃고 대거 7실점했다.
가장 뼈아픈 건 득점권 빈타였다. 롯데 타선의 원동력은 이대호, 손아섭, 강민호, 전준우 등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들의 활약이다. 하위타선이 상대적으로 약한 롯데는 이들이 중심을 잡은 상태서 가장 이상적인 경기력이 나온다. 조원우 감독은 시즌 내내 “우리는 해줘야할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러나 5년만의 가을무대가 낯설었을까. 후반기 사직구장을 열광시켰던 타선은 준플레이오프서 완전히 식어버렸다. 상승세 속 잠시 자취를 감췄던 득점권 빈타가 중요한 순간 다시 고개를 내민 것. 후반기 승률 .684(39승 18패 1무)의 영광보다 리그 득점권 타율 9위(.280)라는 불명예 기록이 더 와 닿는 경기력이었다.
1회부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0-1로 뒤진 1회말 1사 후 손아섭과 최준석이 각각 안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이대호가 삼진, 강민호가 내야땅볼로 침묵했다. 3회 1사 후 손아섭이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최준석이 헛스윙 삼진으로 찬물을 끼얹었고, 이대호의 안타 이후 강민호가 삼진을 당했다. 엇박자였다. 4회 1사 2, 3루서 황진수의 땅볼 타점으로 간신히 1점을 뽑은 게 위안거리.
롯데는 경기 후반에도 6회 1사 1, 3루, 7회 2사 1, 2루 등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으나 무뎌진 방망이에 번번이 좌절했다. 비록 이날의 결정적 패인은 연장 11회초 박시영-장시환 두 불펜투수의 난조였지만, 경기 내내 수없이 지나갔던 찬스들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롯데는 이제 9일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를 앞세워 설욕에 나선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우는 총 26번 중 22차례(84%). 사실상 1차전 승리가 플레이오프 진출로 이어진 셈이다.
그러나 4차례의 예외도 있었다. 롯데 역시 남은 경기서 이 희박한 확률에 도전한다. 다만, 1차전 득점권 빈타로는 지금까지 확률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타선의 부활 없이는 반전도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강민호. 사진 = 부산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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