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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할리우드가 발칵 뒤집혔다. 미국 독립영화계의 거물이자 할리우드와 세계 영화계를 쥐락펴락하는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행이 폭로됐기 때문. 하비 웨인스타인이 누구인가. ‘펄프 픽션’(1994), ‘잉글리시 페이션트’(1996), ‘굿 윌 헌팅’(1997), ‘셰익스피어 인 러브’(1998)으로 칸과 아카데미를 휩쓸었다. 인디영화 배급을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로 바꿔놓은 장본인이다. 일각에서는 ‘마케팅 천재’로 불렀지만, 다른 한편으로 악명높은 협상력으로 원성을 샀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수십년간 이어진 그의 지속적인 성추행을 폭로하면서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웨인스타인 컴퍼니 이사회는 지난 8일(현지시간) “지난 며칠간 등장한 하비 웨인스타인의 혐의를 바탕으로 웨인스타인 컴퍼니와의 고용은 즉시 해지되고 종료됐다는 사실을 통보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는 동생 밥과 함께 설립한 회사에서 불명예로 쫓겨났다.
애슐리 쥬드는 ‘키스 더 걸’ 촬영 당시 그가 호텔방으로 불러 마사지를 해줄 것인지, 샤워하는 것을 지켜볼 것인지를 물었다고 폭로했다. 뉴욕의 전직 뉴스 앵커 로렌 실반은 허핑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웨인스타인은 레스토랑의 복도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모습을 내게 지켜보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출신 모델이자 배우 지망생인 암브라 바틸라나는 웨인스타인이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었고, 치마 밑으로 손을 집어넣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여성이 그의 성추행을 폭로했다.
할리우드 여성들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하비 웨인스타인이 제작한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케이트 윈슬렛은 “여성들이 가장 중요하고 잘 알고있는 영화 제작자 중 한 사람의 총체적인 비행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믿을 수 없을만큼 용감하며 듣기에 아주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메릴 스트립 등 유명 여배우들도 그의 성추행에 넌더리를 냈다.
하비 웨인스타인은 ‘권력’을 내세워 여배우들을 성추행했다. 더욱 파렴치한 것은 그가 평소에 페미니스트처럼 행동했다는 점이다. 그는 수많은 성추행을 저질러놓고도 올해 초 선댄스 영화제 여성 행진에 버젓이 참석했다.
할리우드는 하비 웨인스타인의 이름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미국 방송 CNN과 폭스뉴스 등을 소유한 종합미디어그룹 TWC는 9일(현지시간) 하비 웨인스타인이 제작한 TV 시리즈 등에서 그의 크레딧을 지우겠다고 밝혔다. 내년 3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그가 제작한 영화는 후보에도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는 “과거 나의 행동이 함께했던 이들에게 많은 고통을 줬음을 인정한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떨궜다.
그의 사과는 너무 늦었다.
[사진 = AFP/BB NEWS]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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