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시즌 끝나고 쉬면 됩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특급 마무리투수 손승락이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각오다. 롯데의 2017 준플레이오프를 지배하는 키워드는 명품 불펜진이다. 불안한 뒷문이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롯데는 시즌 중반 박진형-조정훈-손승락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필승조를 구축하며 날개를 달았다. 후반기 롯데의 불펜 평균자책점(3.44)과 세이브(24)는 모두 리그 1위. 블론 세이브(6개) 역시 두 번째로 적었다.
이들의 안정감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발휘되고 있다. 1차전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6이닝 2실점을 기록한 가운데 7회 무사 1, 2루서 영건 박진형이 마운드에 올라 침착하게 손시헌-김태군, 그리고 대타 이호준을 범타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이어 조정훈이 삼진 2개를 곁들여 8회를 무실점 처리했고, 2-2로 맞선 9회초 손승락이 2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쫄깃한 연장 승부를 이끌었다.
2차전은 사실상 이들이 승리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롯데의 1-0 불안한 리드가 계속된 가운데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는 호투하던 도중 부상으로 교체됐다. 그러나 박진형이 뒤를 이어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혼란을 수습했고, 조정훈이 7회 2사 1, 2루를 극복한데 이어 8회 NC 중심 타선을 상대로 모두 뜬공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마무리 손승락이 9회를 삭제, 짜릿한 한 점차 승리가 완성됐다.
이런 활약 뒤에는 투수조 조장 손승락의 리더십이 있었다. 박진형, 조정훈과 달리 손승락은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 각종 국제대회를 포함 현대, 넥센 시절 포스트시즌 15경기를 경험했다. 15경기 23이닝 평균자책점 1.96으로 성적도 좋다. 이러한 베테랑이 뒤에 버티고 있다는 자체가 선수단에게 큰 힘이 될 터. 박진형, 배장호 등은 “승락이 형에게 많은 부분을 배운다. 또 뒤에 형이 있어 편하게 던질 수 있다. 우리 불펜은 그만큼 강하다”라고 말했다.
손승락은 시리즈에 앞서 후배들을 따로 모아 가을야구의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투수는 수비를 하는 게 아니고, 타자에게 공격을 하는 것이다”, “긴장하는 건 투수나 야수나 똑같다. 누가 더 긴장을 안 하고 공격적으로 가느냐의 싸움이다. 타자들도 긴장하고 있으니 공격적으로 던져라” 등이 그가 전달한 메시지였다. 실제 이번 가을야구서 롯데 필승조는 상황을 가리지 않는 공격적 투구로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아울러, 손승락은 개인적으로도 “매 경기 지면 끝난다는 생각”으로 포스트시즌에 임하고 있다. 그는 2차전 세이브를 따낸 뒤 “앞에서 잘 던져 내가 끝까지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라고 호투 배경을 전했다. 이틀 연속 49개를 던져 힘들 법도 했지만 “쉬는 건 시즌 끝나고 하면 된다”라는 강렬한 메시지로 ‘팀 퍼스트’ 정신을 뽐냈다. 손승락의 헌신이 롯데 필승조 전체를 깨우고 있다.
[손승락.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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