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적한 과제, 오리온의 험난한 17-18시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과제가 산적하다.

올 시즌 오리온은 최하위 후보로 꼽힌다. 애런 헤인즈의 퇴단, 이승현과 장재석의 군 복무, FA 김동욱의 이적까지. 여전히 문태종, 최진수, 허일영, 김진유 등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주축선수 4명의 이탈로 전력이 크게 약화된 건 사실이다.

올 시즌 오리온은 주축 4인방의 이탈을 효과적으로 메우면서, 젊은 선수들의 기량향상을 도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두 시즌은 리빌딩의 시기로 결정한 상태다. 추일승 감독도 "김진유나 조의태가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 현실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모두 스코어러가 될 수 없다.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리겠다"라고 말했다.

말처럼 쉽지는 않다. 과제가 산적하다. 일단 1번 부재가 심각하다. 전통적인 고민이었다. 그동안 1번이 가능한 외국선수들을 꾸준히 선발했다. 그러나 올 시즌 드워릭 스펜서는 경기운영에 능숙한 타입은 아니다. 폭발적인 외곽포와 돌파력 등 득점력이 돋보이는 스타일. 추 감독도 "어시스트 능력이 있지만, 경기조율보다는 득점력에 강점이 있다"라고 했다.

그동안 경기조율에 능한 김동욱이 단점을 커버했다. 그러나 김동욱이 삼성으로 떠났다. 14일 LG와의 개막전서 공백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경기막판 승부처에서의 볼 흐름이 김시래가 버틴 LG이 비해 확연히 불안했다. 실책이 쏟아지면서 무너진 원인이었다.

추 감독이 벤치에서 패턴을 많이 불러주면서 최대한 커버할 수는 있다. 그러나 추 감독은 "자꾸 그렇게 하면 선수들의 창의력이 떨어진다. 최대한 프리랜스 오펜스를 유도하는 게 맞다. 최소한의 약속을 해둔 상태"라고 했다.

결국 스펜서의 4쿼터 승부처 투입이 불가피하다. 볼이 제대로 돌지 못하면 특정선수의 화력이라도 높여야 하기 때문. 개막전서도 그랬다. 하지만, 스펜서의 투입은 정통센터 버논 맥클린의 벤치행을 의미한다. LG는 김종규를 앞세워 오리온 골밑을 압도하며 승부를 갈랐다.

오리온의 딜레마다. 4쿼터에 맥클린을 빼면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를 안정적으로 해줄 선수가 없다. 송창무와 민성주로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때문에 스펜서의 득점력을 4쿼터가 아닌 2~3쿼터에 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추 감독은 "올 시즌을 치르면서 계속 해야 할 고민"이라고 했다.

결국 벤치의 적절한 개입으로 경기운영의 안정감을 찾는 게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조효현, 김강선, 김진유 등의 역할분담 및 성장이 중요하다. 1월 말에는 한호빈과 박재현이 상무에서 제대한다. 신인드래프트서 허훈이나 유현준을 선발하는 게 최상이지만, 장담할 수 없다.

최진수와 허일영이 승부처서 영양가 높은 활약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 베테랑 문태종의 출전시간은 어차피 제한적이다. 허일영은 외곽슛이라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진수가 다소 애매한 측면이 있다.

이밖에 추 감독은 "스펜서가 뛸 때 국내선수들이 스펜서만 쳐다보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개선해야 한다. 스펜서의 패스능력이 나쁘지 않다는 게 개막전서 확인됐다. 국내선수들이 이 부분을 활용해야 한다.

선수구성상 하위권이 유력하다.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 환경 속에서 젊은 선수들이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이래저래 오리온의 2017-2018시즌이 험난할 듯하다. 전력 자체가 너무 약화됐다.

[오리온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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