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포스트시즌 '선취점=승리' 공식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NC와 SK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 1~4차전 모두 선취점을 뽑은 팀이 예외 없이 승리했다. NC는 5일 SK를 상대로 1회말 선제 4득점으로 10-5 완승의 토대를 다졌다.
NC가 8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이긴 건 연장 11회초 7득점이 결정적이었다. 그런데 그 경기는 NC가 1회초 1점을 선취한 뒤 롯데가 따라붙으면 NC가 달아나는 흐름으로 진행됐다. 11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 13-6 완승 역시 1회말 선제 3득점이 승리의 출발점이었다.
롯데도 마찬가지. 9일 2차전 승리 원동력은 철벽 계투진이었다.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2회말 선제 1득점이 없었다면 승리할 수 없었다. 무사 만루 찬스서 문규현의 2루수 병살타가 야구규칙상 타점으로 기록되지 않았을 뿐이다.
롯데의 13일 4차전 승리 원동력은 5회 4득점이었다. 그런데 그 경기 역시 4회초 손아섭의 선제 좌중월 솔로포가 있었다. 이렇듯 2017년 포스트시즌은 먼저 주도권을 잡은 팀이 끝내 뒤집기를 허락하지 않는 양상이다.
야구에서 선제점을 올린 팀은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작전구사, 수비 포메이션, 투수기용의 방식 등에서 취할 수 있는 옵션이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심리적인 안정감도 무시할 수 없다. 선제점을 내준 팀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리스크가 커진다.
포스트시즌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강력한 투수들이 줄줄이 나온다. 배터리는 상대 핵심타자들의 약점을 강력하게 파고든다. 이래저래 점수가 많이 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지난 5경기서 타격전이 더러 있었다.
순간적인 수비 실수, 볼배합 혹은 투수의 제구 실수 탓이라고 봐야 한다. 실제 그런 장면들이 다득점의 시작이었다. 포스트시즌은 타자들의 부담이 큰 무대라는 건 KBO리그 역사를 통해 증명됐다. 선제점을 빼앗긴 팀이 흐름을 뒤집는 게 결코 쉽지 않다.
롯데와 NC의 플레이오프 5차전도 선취점=승리 공식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내일이 없는 승부, 총력전이다. 선발투수들마저 줄줄이 구원 등판할 수 있다. 선취점을 따낸 팀이 지킬 수 있는 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플레이오프 역시 마찬가지. 선착한 두산은 롯데, NC에 버금가는, 혹은 그 이상의 마운드 짜임새를 자랑한다.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들이 정규시즌 충분히 쉬었다. 불펜도 김태형 감독 부임 후 가장 강력하다. 그리고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가 버티고 있다. 수비조직력 역시 리그 최상. 적어도 두산이 선취점을 따내면 역전패를 당할 확률은 크지 않다.
다만, 한국시리즈까지 선취점=승리 공식이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KIA가 강력한 타선과 선발진을 보유했지만, 불펜이 베일에 쌓였기 때문. 올 시즌 KIA 불펜은 취약했다. 시즌 막판 짜임새를 끌어올렸지만, 기복이 있다. 한국시리즈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예측하기가 힘들다.
[준플레이오프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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