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년 연속 맞대결이다.
두산과 NC가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서 맞붙는다.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 이어 다시 플레이오프 맞대결. 달리 말해 김경문 감독과 김태형 감독의 3년 연속 가을야구 정면충돌.
지난 2년은 제자이자 후배 김태형 감독의 판정승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사령탑 부임 첫 해부터 플레이오프서 김경문 감독을 상대했다. 준플레이오프서 넥센을 3승1패로 꺾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플레이오프에 선착한 NC를 3승2패로 격침했다. 당시 두산은 도박 파문으로 휘청거린 삼성을 한국시리즈서 4승1패로 제압, 14년만에 우승의 한을 풀었다.
2016년은 두산의 완벽한 시즌이었다. NC는 플레이오프서 LG를 3승1패로 눌렀으나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두산을 넘지 못했다. 두산은 NC를 4승, 스윕으로 간단히 요리했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도 일방적이었다.
김경문 감독과 김태형 감독은 KBO리그 10명의 사령탑 중 색깔, 철학이 가장 비슷한 지도자로 분류된다. 두산에서 선-후배, 코치-선수, 감독-코치로 지낸 세월이 길었다. 김태형 감독이 김경문 감독의 야구관을 자연스럽게 흡수 및 공유했다.
두 김 감독의 야구를 간단히 정의하면 '선 굵은 야구'다.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각 파트별 주축 선수들에게 믿고 맡긴다. 그 과정에서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단점을 커버할 때도 정면돌파 하는 스타일.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달랐다. 신뢰를 일정 부분 거둬들이고 독한 야구를 했다. 김태형 감독은 강점인 선발진을 충분히, 길게 활용한 반면 불펜운용은 칼 같이 했다. 1점을 짜내기 위해 기습적인 작전야구도 감행했다.
이미 김경문 감독은 최근 몇 년간 독해졌다는 평가가 다수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 운용은 독한 야구의 하이라이트였다. 간판타자 박석민이 공수에서 느슨하자 경기초반 교체한 점, 그 대체자가 지석훈이 아니라 노진혁이었다는 점, 주축선발 제프 맨쉽에 대한 퀵 후크가 대표적이다.
김태형 감독의 최대강점은 선 굵은 야구를 지향하면서도 임기응변에 강하다는 점이다. 올해 후반기 2위 도약 과정에서 몇 차례 과감한 조치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대표적인 게 9월 선두다툼 도중 이용찬이 흔들리자 구위가 올라온 김강률과 보직을 맞바꾼 것이다. 마무리와 메인 셋업맨의 맞교체로 두산 불펜은 더욱 단단해졌다. 마지막까지 KIA를 괴롭힌 원동력이었다.
전력은 분명 두산의 우위다. 선발진과 타선의 완성도, 파괴력에서 NC보다 조금씩 낫다. 1차적으로 작년 한국시리즈서 두산 판타스틱4의 선발야구에 당했던 김경문 감독이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가 포인트다. 이번에도 두산 선발투수들은 충분히 쉬었다.
김태형 감독도 준플레이오프서 김경문 감독의 적극적인 개입을 지켜봤다. 플레이오프 역시 김경문 감독의 다양한 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또 다른 포인트다. 김태형 감독의 단기전 역량을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3년 연속 맞대결이다. 2년 연속 자존심을 구겼던 김경문 감독의 반격과 김태형 감독의 자존심 지키기. 한국시리즈로 가는 길에 함께 웃을 수는 없다.
[김경문 감독과 김태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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