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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김나라 기자]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15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야외 극장에서는 일본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상영됐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시네마 부문 초청작이다.
국내에서는 오는 25일 개봉을 앞두고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였던 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예매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특히나 오후 8시라는 늦은 시각, 이날 비바람이 몰아치는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5,000석이 가득 찼다. 시민들은 BIFF 측에서 제공한 우비를 챙긴 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에 츠키카와 쇼 감독과 하마베 미나미가 격한 감동을 드러내기도. 이들은 상영 직전 무대에 올라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너무 많은 분이 앉아 계셔서 믿을 수 없다는 느낌이 든다. 정말 기쁘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츠키카와 쇼 감독은 직접 관객들과 기념 사진을 제안하며 인증샷을 촬영,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영화는 올 초 국내 개봉한 '너의 이름은.'(367만명)을 잇는 또 한 번의 일본 영화 신드롬을 예고했다. 보편적인 감성인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으로 몰입도를 높인 뒤, 그 이상의 묵직한 감동 스토리를 펼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청춘 드라마다. 스스로를 외톨이로 만드는 하루키(키타무라 타쿠미)가 우연히 주운 한 권의 노트를 계기로 학급 최고의 인기녀 사쿠라(하마베 미나미)의 비밀을 공유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동명의 베스트 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현지 누적 판매 수 250만 부를 달성하며 만화와 영화 제작으로 열풍이 이어졌다. 영화는 일본 흥행 수익 33억엔을 돌파했다.
베일을 벗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제목처럼 호러물도, 진부한 시한부 로맨스물도 아니었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소녀 사쿠라 캐릭터가 하루키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인다. 그는 췌장병에 걸려 시한부 삶을 살고 있지만 늘 미소를 잃지 않는다. 일기장 제목을 투병이 아닌 '공병'(共病) 일기라고 짓는 소녀다. 병과 함께 살아간다니, 비극의 끝에서도 희망을 전한다.
삶을 주체적으로 개척해나가는 모습이 큰 울림을 안겼다. 그는 하루키에게 "우리의 만남은 운명이 아니야.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해서 여기까지 왔다"라고 강조한다. 또한 "너도 나도 하루의 가치는 똑같다. 내일 죽을 수도 있는 삶"이라고 하루키를 일깨운다.
하루키는 그 누구하고도 어울리지 않는 혼자이길 자처하는 학생이었다. 자신이 만든 울타리에 갇혀 타인뿐만 아니라 '나'조차 외면했다. 매사 심드렁한 표정을 지은 채 무의미한 일상을 보내왔다.
사쿠라와는 정반대의 지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조금 틀리면 어때? 틀린 그림 찾기를 하면 된다"라는 사쿠라와 교감을 나누며 성장해간다.
그러면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하루키의 고백으로 다다르는데, 이는 상대방의 신체 일부를 먹음으로써 영혼이 영원히 내 안에 깃든다는 미신에 빗댄 표현이다. 두 사람의 사랑의 깊이, 죽음 문턱에 선 사쿠라의 상황, 그리고 사쿠라로 인해 달라진 하루키의 심리 변화가 모두 함축되어 있다. 엽기적인 이 표현이 다르게 들리는 색다른 감동을 느낄 것이다.
원작에는 없는 하루키의 12년 후의 모습과 함께 과거와 현재, 두 시간의 축을 교차하며 이야기를 그린다. 성인 하루키를 맡은 오구리 ??의 덤덤한 열연이 감정을 더욱 극대화시킨다.
예측불허 반전 결말이 허무하기보다는 오히려 작품의 메시지에 힘을 실어준다. "하루하루를 정말 소중히 살아야겠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이 자리를 떠날 수 있을 것"이라는 츠치카와 쇼 감독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사진 = NEW, 부산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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