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원샷원킬로 끝냈다.
두산 민병헌은 20일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를 잔뜩 경계했다. 그는 "보통 외국인투수는 빨리 빨리 하려는 습성이 있다. 직구든, 변화구든 세게 던지다 나중에 힘이 떨어진다"라고 했다.
KBO리그 정상급 타자들은 외국인투수들의 이런 습성을 잘 활용한다. 그러나 해커는 NC서만 수년간 뛴 장수 외국인투수다. 민병헌은 "해커는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삼진을 잘 잡는 투수는 아니지만, 타자가 방망이 중심에 맞히기 쉽지 않은 공을 던진다. 타이밍을 빼앗을 줄 안다. 정말 영리한 투수"라고 말했다.
실제 해커는 리그 정상급의 컷패스트볼로 NC 에이스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올 시즌에도 12승7패 평균자책점 3.42로 좋았다. 민병헌은 정규시즌 때 해커에게 5타석 4타수 1안타 1사구로 좋지 않았다.
더구나 민병헌은 18일 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원종현의 투구에 꼬리뼈 부근을 맞고 교체됐다. 그러나 19일 하루를 쉬면서 컨디션을 회복했고, 이날 3차전에 정상 출전했다. 그리고 무서운 응집력을 발휘했다.
어차피 모든 구종을 정타로 연결할 수 없다면, 노림수 타격을 해야 한다. 1회초 첫 타석에선 포수 파울로 물러난 상황. 그러나 곧바로 다시 기회가 왔다. 1-0으로 앞선 2회초 1사 만루 찬스. 해커의 초구 바깥쪽 체인지업을 기가 막히게 밀었다. 타구는 우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만루홈런. 5-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이 한 방은 두산의 승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6회초에도 2타점 중전적시타를 날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민병헌이 초구부터 변화구를 노리지 않았다면 만들어낼 수 없는 홈런이었다. 그는 해커를 경계했지만, 원샷원킬로 승부를 갈랐다. 흔들린 해커는 오래 버티지 못했다. 그만큼 민병헌의 노림수와 응집력이 경기에 미친 영향력은 컸다.
[민병헌. 사진 = 창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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