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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서사없는 직진 사랑, 누가 매력적으로 느낄까.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극본 하명희 연출 남건) 김재욱, 조보아의 서사없는 직진 사랑이 별다른 공감을 불러오지 못하고 있다. 이현수(서현진)와 온정선(양세종)의 사랑이 다시 무르익는 가운데 박정우(김재욱)와 지홍아(조보아)의 직진 사랑은 그닥 달갑지 않다.
앞서 이현수와 온정선은 첫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지만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서로를 오해했다. 이에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데 있어 또 오랜 고민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다시 마음껏 사랑하기까지 멀리도 돌아왔다.
때문에 이현수와 온정선의 사랑이 하루 빨리 결실을 맺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서로에 대한 마음은 분명했던 만큼 이들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결국 두 사람이 다시 연인이 되면서 시청자들은 이들의 달달한 사랑에 푹 빠졌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방해꾼이 나타났다. 삼각관계, 나아가 사각관계를 만드는 주범들이다. 이현수를 짝사랑하는 박정우와 온정선을 짝사랑하는 지홍아가 그 주인공이다.
여느 로맨스 드라마나 방해꾼은 등장한다. 그러나 박정우와 지홍아의 사랑은 공감을 얻는데 다소 부족해 보인다. 충분한 서사 없이 무조건적인 직진 사랑만 하기 때문.
극 초반 이현수와 둘도 없는 사이였던 지홍아는 온정선 때문에 우정을 버렸다. 온정선과 이렇다할 관계 형성이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심지어 온정선이 계속해서 지홍아의 마음을 외면했음에도 혼자 하는 사랑으로 인해 주위 사람들을 모두 불편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마음이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도 이현수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해 이현수를 또 불편하게 했다.
주변을 신경 쓰지 않는 직진 사랑 때문에 지홍아 캐릭터는 더욱 공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캐릭터가 표현됐다면 이야기가 달랐을텐데 이미 지홍아 캐릭터는 그저 훼방꾼에 지나지 않게 됐다. 인물에 대한 충분한 서사가 없어 생긴 결과다.
박정우 역시 마찬가지. 온정선과 절친한 사이임에도 불구 자신의 마음이 먼저다. 물론 이현수에 대한 사랑의 깊이를 가늠할 수는 없겠으나 이 역시 서사가 부족하다.
23일 방송에서는 이현수와 온정선이 연인 관계임을 알면서도 두 사람을 속여 삼자대면 상황까지 만들었다. 이현수에게 프러포즈를 하겠다고 결심, 온정선에게 프러포즈 준비를 시켰다. 이현수에게는 상황을 말해주지 않은 채 권력을 빌미로 저녁 자리를 만들었다.
자신의 마음만 먼저인 나머지 이현수와 온정선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온정선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남자", 이현수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자"라고 소개했다. 어린 애들 사랑 싸움도 아니고, 서사 없이 너무도 원초적인 사랑 그 자체에만 집중한 탓에 벌어진 멋쩍은 상황 설정이다.
박정우, 지홍아 역을 연기하는 김재욱, 조보아는 연기력 자체만으로는 호감이다. 김재욱은 치명적이면서도 사랑에 올인한 복잡미묘한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고, 조보아 역시 당차고 통통 튀는 매력으로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캐릭터 자체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서사없는 직진 사랑이 모두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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