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감개무량하다."
KIA 양현종은 26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 완투완봉승 직후 데일리 MVP 수상, 언론 인터뷰 등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그 와중에도 잊지 않았다. 일본에서 찾아온 은사에 대한 극진한 대접과 존경, 감사하는 마음을.
칸베 토시오 전 KIA 투수코치가 24일 방한, 25~26일 한국시리즈 1~2차전을 관전한 뒤 27일 출국했다. KIA 관계자는 "현종이가 자비로 칸베 코치를 모셨다. 칸베 코치도 현종이가 던지는 경기를 보고 싶어 했다"라고 말했다.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2차전 당시 관중석으로 몇 차례 손짓을 했다. 완봉승 직후 "가족과 칸베 코치님을 향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9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2볼넷 무실점. 스승은 제자의 역투에 "감개무량하다"라고 말했다.
칸베 코치는 2008년~2009년 KIA 투수코치를 역임했다. 당시 양현종은 잠재력은 풍부했지만, 특급에이스로 성장하지 못한, 미완의 대기였다. 칸베 코치는 양현종을 엄하게 가르쳤다. 양현종은 "칸베 코치님에게 '나이스 피칭'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칸베 코치는 "양현종은 2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밤 쉐도우 피칭을 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불펜투구를 350개씩 했다. 그때 열심히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고, 좋은 투수로 성장했다"라고 말했다. 곁에 다가선 양현종을 툭 치며 "나이스 피칭"이라고 웃었다. 양현종은 8년만에 그토록 듣고 싶은 말을 들었다.
칸베 코치가 함박웃음을 보일 만했다. 양현종의 한국시리즈 2차전 투구 내용은 완벽했다. 타격감이 오른 두산 타선을 상대로 힘으로 압도하면서도 노련하게 범타와 삼진을 유도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도저히 못 치겠던데"라고 인정했다.
예를 들어 절정의 감각을 과시하던 오재일에게 기습적으로 커브를 구사,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양현종은 "가장 경계해야 하는 타자다. 강약 조절로 밸런스를 흐트러트릴 필요가 있었다"라고 했다. 안타 2개를 맞았지만, 결국 한 방은 피해갔다. 양현종의 내공이 드러난 대목.
양현종은 작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5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3.29였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작년 LG와의 와일드카드시리즈 2차전서도 6이닝 5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힘으로 KIA를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단기전서 에이스의 최대 목표는 팀을 직접 승리로 이끄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과거의 양현종은 포스트시즌서 2% 부족했다. 그러나 26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서 자신의 포스트시즌 생애 첫 승리를 완봉승으로 장식, 진정한 '빅게임 피처'로 거듭났다.
KIA는 28~30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5차전 원정 3연전서 2승만 따내면 된다. 그러면 광주에서 열리는 6차전서 다시 양현종이 나설 수 있다. 두산은 양현종에 대한 부담이 있다. 양현종이 광주에서 통합우승을 이끄는 장면, KIA가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칸베 코치와 양현종(위), 양현종(아래). 사진 = 광주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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