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희비가 엇갈린다.
타격은 묘하다. 사이클이 있다. 아무리 위대한 타자라고 해도 좋은 감각을 1년 내내 지속하긴 어렵다. '3할의 예술'이라는 말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반대로 페이스가 좋지 않은 타자들이 끊임없는 준비와 노력으로 좋은 감각을 찾는 일도 빈번하다.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KIA와 두산의 타격 페이스가 희비쌍곡선을 그린다. KIA가 3차전을 계기로 완연히 살아난 분위기다. 반면 두산은 페이스가 하락할 조짐이다. 중반에 접어든 한국시리즈의 변수 중 하나다.
두산은 정규시즌 후 2주간 휴식했다. 실전 공백이 있었지만, NC와의 플레이오프서 폭발적인 타격감을 선보였다. 타율 0.355에 12홈런 49타점 50득점. 특히 4~5번타자 김재환과 오재일은 8홈런 21타점을 합작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들어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3경기서 95타수 18안타 타율 0.189 3홈런 8타점 8득점. 민병현과 김재환이 각각 0.417, 0.364로 분전 중이다. 그러나 나머지 타자들이 좋지 않다. 닉 에반스(0.143), 오재원(0.125), 허경민(0.111)은 1할대다. 김재호, 양의지, 박세혁, 최주환 등은 아직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한 야구관계자는 "두산 타자들의 감각이 조금씩 떨어지는 느낌이다. 김재환과 오재일이 유인구에 방망이가 쉽게 나간 게 증거"라고 말했다. 두산 타자들은 28일 3차전서 팻딘의 초구~2구에 쉽게 범타로 물러났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에 손이 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팻딘을 도와준 모양새였다.
KIA 타자들은 정규시즌 후 3주간 휴식하면서 한국시리즈 1~2차전에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았다. 1~2차전 합계 11안타 4득점은 분명 불만족스러운 결과. 3차전 대타 투런포를 터트린 나지완도 "3주 정도 쉬고 다시 타격감을 올리는 게 쉽지 않았다. 배트스피드가 무뎌진 건 맞다"라고 했다.
그러나 KIA는 3차전서 9안타 6득점으로 활기를 찾았다. 이명기, 로저 버나디나, 안치홍이 나란히 2안타를 날렸다. 나지완은 대타 투런포를 터트렸다. 그는 "150km를 웃도는 김강률의 패스트볼을 의식, 방망이를 짧게 잡고 스윙했다"라고 말했다. 나름의 자구책이 있었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2차전 직후 "우리 타자들이 적시타를 치지 못했지만, 잘 맞은 타구는 많았다. 3차전부터는 잘 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적중했다. 2차전서 장원준의 현란한 투구패턴에 고전했지만,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에 곧잘 타이밍을 맞췄다. 반등의 복선이었다.
물론 타격은 상대적이다. 두산이 플레이오프서 상대한 NC 투수들은 준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치르면서 구위, 컨디션이 조금씩 떨어진 상황이었다. 반면 KIA 투수들은 3주간 쉬면서 공에 힘이 있다. 반대로 KIA가 페이스를 회복했다고 해도 두산 유희관이 4차전서 역투하면 또 다시 고전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KIA가 오름세, 두산이 내림세인 건 분명하다. 당장 한국시리즈 4~5차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양팀 투수들, 포수들이 이 부분을 감안한 볼배합을 해야 한다. 중요한 변수다.
[KIA 선수들(위), 두산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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