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난타전이 사라졌다.
NC와 SK의 와일드카드결정전,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 두산과 NC의 플레이오프서 난타전이 쏟아졌다. 승패를 떠나 시리즈의 품질이 좋다고 볼 수 없었다. 타자들의 호쾌한 한 방이 돋보였지만, 투수들이 끌려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볼넷을 남발했고, 야수들의 실책 혹은 실책성 플레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플레이오프는 4경기 모두 승리한 팀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일방적인 타격전으로 마무리됐다. 난타전이었다. 긴장감이 크게 떨어졌다. NC 마운드는 준플레이오프 5경기의 피로감이 컸다. 두산 타자들의 절정의 타격감을 막을 힘이 없었다. 두산도 이겼지만, 판타스틱4의 부진으로 경기 품질 자체는 높다고 볼 수 없었다.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는 상황이 다르게 전개된다. 3차전 두산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을 제외하면 1~3차전 선발투수들이 모두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양 팀 불펜 투수들도 중심타자들을 제법 잘 막아냈다. 한국시리즈 3경기 타율은 0.207. 플레이오프(0.341)보다 눈에 띄게 떨어졌다.
그렇다고 타자들이 빛나지 않은 것도 아니다. 1~3차전을 돌아보면 승부처서 중심타자들의 임팩트는 강렬했다. 1차전서 두산 김재환, 오재일은 헥터 노에시-김민식의 패스트볼 위주의 볼배합을 놓치지 않고 백투백홈런으로 연결했다. 3차전서 KIA 나지완이 9회초 대타로 등장, 김강률의 강속구에 짧은 스윙으로 대응, 투런포를 만들어낸 장면도 백미였다.
기본적으로 투수들이 타자들을 압도하면서, 타자들도 승부처서 적절히 좋은 타격을 한다. 두 팀 핵심 투수, 타자들이 적절히 치고 받으면서 플레이오프서 느끼지 못했던 긴장감이 돈다. 3경기 모두 일방적이지 않았다. 잔잔한 듯해도 강렬한 임팩트는 있다.
2015년을 제외하고 최근 수년간 한국시리즈 직행 팀이 압도적인 힘을 갖고 플레이오프 승자를 몰아친 경우가 많았다. 전력에서 확연히 앞섰다. 3주간 쉰 메리트도 충분히 발휘했다. 그러나 올해는 좀 다르다.
일단 KIA가 왕조 시절의 SK, 삼성처럼 상대 팀을 완벽히 누를 수 있을 정도의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강하지만 해볼만한 상대'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그리고 두산은 플레이오프 피로가 크지 않았다. 단기전 경험도 풍부하고, 전력도 KIA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실제 두 팀은 1~3차전을 통해 팽팽한 전력을 입증했다. 실책, 실수만 줄이면 명품 시리즈가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실책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2차전 두산의 8회말 케이스처럼 결정적인 실책을 하지 않아야 경기 품질이 올라간다. 그런 점에서 실책이 단 1개도 나오지 않은 3차전은 롯데의 1-0 승리로 끝난 준플레이오프 2차전과 함께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가장 품질이 높았다.
한국시리즈 최종 승자가 누구인지를 떠나서, 구성원들이 포스트시즌 품질을 높이는 건 상당히 중요하다. 한국야구의 브랜드 가치에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명품 시리즈의 가능성이 보인다.
[한국시리즈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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