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김태형 감독에겐 속 쓰린 가을이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3연패에 실패했다. 30일 KIA에 패배,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사령탑 부임 이후 처음으로 경험하는 준우승이다.
김 감독은 1990년부터 2001년까지 두산에서만 선수생활을 했다. 이후 2014년까지 꾸준히 배터리코치를 역임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SK에서 배터리코치 생활도 했다. 2015년에 감독으로 친정에 복귀, 첫 시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작년에는 1995년 이후 21년만의 통합우승을 안겼다.
김 감독은 2016시즌 중반 일찌감치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재계약을 확정했다. 구단은 시즌 후 3년 20억원 계약을 발표했다. 역대 베어스 사령탑 최고대우. 객관적 전력상 올 시즌 두산의 한국시리즈 3연패 희망은 컸다.
김 감독은 지난 3년간 주축 선수들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면서, 주변환경과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능력을 확실히 인정 받았다. 그러면서 박건우, 김재환, 오재일 등 신진세력을 리그 정상급 선수로 이끌었다.
특히 가을야구서 승부사 기질을 확실하게 인정 받았다. 주어진 장점을 극대화하는 용병술이 단연 돋보였다. 정규시즌에는 철저히 에너지 안배를 하지만, 포스트시즌서는 보유한 자원을 쥐어 짜내 두산을 가을야구 강자로 만들었다. 작년 한국시리즈서 판타스틱4에 이현승, 이용찬까지 단 6명의 투수를 활용한 게 대표적 사례다.
김 감독은 2015년 사령탑 부임 이후 올해 플레이오프까지 단 한번도 단기전 시리즈서 패퇴하지 않았다. 두산은 2015년 3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준플레이오프서 넥센에 3승1패, 플레이오프서 NC에 3승2패, 한국시리즈서 삼성에 4승1패를 따냈다.
완벽한 시즌이었던 2016년은 두 말할 게 없다. NC와의 한국시리즈를 4승으로 가볍게 끝냈다. 극강의 마운드를 앞세워 NC를 상대로 4경기 합계 단 2점만 내줬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올해 역시 첫 시리즈서 웃었다. NC에 3승1패를 거뒀다. 타선의 응집력이 대단했다.
그러나 이번 한국시리즈서는 웃지 못했다. 1차전을 잡았으나 2~5차전서 맥 없이 무너졌다. 플레이오프부터 판타스틱4가 예전과 같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서는 장원준과 유희관이 반등했지만,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은 고개를 숙였다. 니퍼트는 1차전서 호투했으나 5차전서 무너졌다. 설상가상으로 타선도 2차전서 양현종에게 완봉승 제물이 된 뒤 침체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서 김 감독은 특유의 믿음 야구로 버티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KIA의 달아오른 기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퇴했다. 결국 두산은 통합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김 감독이 사령탑 데뷔 3년만에 처음으로 겪는 가을의 시련이다.
[김태형 감독.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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