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처음과 끝이 나빴다.
두산이 2017시즌을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 준우승으로 마쳤다. 30일 KIA에 패배, 한국시리즈 1승4패로 준우승을 확정했다. 통산 5번째 한국시리즈 준우승. 충분히 괜찮은 성적이지만, 막강한 전력을 감안할 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김태형 감독의 3년 재계약, 외국인선수 3인방의 전원 재계약으로 힘차게 시즌을 시작했다. 작년 통합우승 멤버들이 고스란히 잔류했다. 시즌 전 예상에서 두산은 페넌트레이스 우승후보 1순위였다. 두산의 목표도 당연히 페넌트레이스 2연패와 한국시리즈 3연패였다.
그러나 초반에 크게 흔들렸다. 4월을 12승13패1무, 7위로 마쳤다. 시즌 초반부터 선두로 나선 KIA에 5.5경기 뒤졌다. 여러 이유가 있었다. 일단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치른 멤버들의 컨디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100%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때문에 공격력의 기복이 심각했다.
마운드에선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통증으로 뒤늦게 1군에 가세했다. 5선발 함덕주가 분전했지만, 선발진 후미의 약화를 피하지 못했다. 불펜에선 필승계투조에 자리잡은 신인 김명신이 김민성(넥센)의 타구에 안면 부상을 당하는 불운도 있었다. 여러모로 크고 작은 부상자, 컨디션 난조 케이스가 속출하면서 투타 언밸런스가 극심했다.
5월에 14승9패로 반등, 3위까지 치고 올랐다. 그러나 6월에 다시 11승14패로 주춤했다. 4위로 내려앉았다. 선두독주를 시작한 KIA에 10.5경기 뒤졌다. 이때부터 두산은 사실상 2위를 바라보고 레이스를 운용했다.
7~8월에 엄청나게 달렸다. 7월 14승5패1무, 8월 19승7패1무로 선두 KIA를 3.5경기 차로 압박했다. KIA가 후반기에 크게 흔들리면서 9월에 1경기 차까지 추격했다. 비록 KIA를 끌어내리지는 못했지만, 정규시즌 마무리는 좋았다.
NC와의 플레이오프를 3승1패로 통과, 3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2차전서 양현종에게 완봉승을 헌납하면서 타선이 급격히 식었다. 믿었던 판타스틱4는 플레이오프보다 나았지만, 작년 위력은 아니었다. 5차전서 0-7 열세를 6-7까지 따라붙었으나, 끝내 웃지 못했다.
결국 두산은 처음과 끝이 나빴다. 그 결과 우승 대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두산의 교훈은 명확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역시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직행하는 팀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위해선 당연히 시즌 초반부터 달려야 한다. 시즌 초반 레이스에서 뒤처진 팀이 대역전 우승을 달성한 사례가 드물다.
즉, 처음과 끝이 나쁘면 페넌트레이스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할 수는 있어도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은 사실상 쉽지 않다는 게 증명됐다. 두산은 해태, 삼성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두산 왕조도 짧은 전성기를 마쳤다.
[두산 선수들. 사진 =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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