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미완의 트윈타워. 무서워지는 건 시간문제다.
KB는 시즌초반 뜨겁다. 박지수(195cm)와 다미리스 단타스(193cm)의 위력이 대단하다. 단 2경기, 2연승이지만, 임팩트는 강렬했다. 혹자는 WKBL 역대 최고의 트윈타워라고 했다. 안덕수 감독도 우승 야망을 숨기지 않는다.
KB는 박지수와 단타스를 동시에 기용해도 부작용이 없다. 박지수의 잠재력, 농구센스는 지난 시즌에 입증됐다. 리바운드와 패스센스, 블록과 속공 가담까지. 중거리슛도 나쁘지 않다. 아직은 포스트업 등 1대1 기술이 돋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습득력이 빠르다. 얼마든지 좋아질 여지가 있다.
단타스는 박지수보다 슛 거리가 길고, 테크닉이 좋다. 3점슛 라인에서 한, 두 발 들어와서 쏘는 슛의 정확성이 꽤 높다. 수비수를 붙인 뒤 턴어라운드슛과 페이드어웨이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그러면서 골밑에서 포스트업도 능숙히 해낸다. 힘과 스피드, 기술을 고루 갖춘 스트레치형 빅맨. 볼을 오래 소유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박지수와 단타스는 활동공간이 겹치지 않는다. 때문에 안 감독은 두 사람을 적극적으로 동시에 기용한다. 두 사람은 로 포스트와 하이포스트를 오가며 수비를 교란한다.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파생되는 찬스를 쏠쏠히 활용한다.
심성영, 김진영 등 신장이 작은 1~2번 선수들이 심리적인 자신감을 안고 경기에 임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심성영은 "공격에 실패해도 리바운드를 잡아준다는 믿음이 있으니 편안하다. 상대 빅맨들을 끌고 다니니 공격할 공간도 생긴다"라고 했다.
심성영과 김진영이 박지수 혹은 단타스와 간단한 연계플레이를 하거나, 직접 기습적으로 과감한 돌파를 시도한다. 심리적으로 안정되니 성공률도 높다. 박지수와 단타스도 패스능력이 있기 때문에 볼 흐름은 괜찮았다.
그러나 1일 우리은행전서 크게 고전했다. 박지수-단타스 트윈타워의 위력은 확실했지만, 실전서 극대화하지는 못했다. 일단 박지수와 단타스의 연계플레이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았다. 안 감독은 "하이-로 게임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2경기서 매끄러운 하이-로 게임은 많지 않았다.
박지수는 "내가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한다. 단타스의 패스가 좋은데 내가 많이 움직이지 못했다. 작년 피어슨과 비교하면 높이가 있어 공을 편안하게 주고 받을 수 있다"라고 했다. 결국 실전서 꾸준히 호흡을 맞춰나가야 한다. 효과적인 스페이싱 게임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안 감독도 "여러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라고 했다.
박지수와 단타스 트윈타워와 나머지 선수들과의 연계플레이도 가다듬어야 한다. 3쿼터에는 모니크 커리까지 나설 수 있다. 국내 가드들에게 휴식을 주고 커리를 가드로 쓰면서 매치업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리고 안 감독은 "그럴 경우 국내 가드들에게 4쿼터에 대비, 약간의 휴식을 줄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만족하면 안 된다. 박지수-단타스-커리의 동시 활용으로 발생하는 미스매치를 철저하게 활용해야 한다. 지난 2경기서는 원활하지 않았다.
1일 경기서 우리은행이 2-3 지역방어를 사용, 후반전에 맹추격했다. 지역방어 어택은 하이포스트와 코너를 활용한 유기적인 패스게임이 필수다. 그러나 아직 KB는 주전들의 패스게임이 원활하지 않다. 안 감독은 "3쿼터 해법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박지수와 단타스는 패스 능력을 갖췄다. 두 사람의 하이-로 게임은 물론, 심성영, 토종 에이스 강아정 등과의 2대2 혹은 3대3 연계플레이가 나와야 진짜 무서워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제공권에서 우세하니 상대보다 많은 공격권을 갖는다. 결국 공격 성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역할 분담, 공간 활용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박지수-단타스를 적극 활용하면 된다.
또 하나의 고민은 박지수와 단타스의 체력관리다. 3~4쿼터에는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둔한 측면이 있었다. 안 감독은 "단타스는 베스트로 30분 정도 뛸 수 있다. 계속 더 많은 시간을 뛰게 해서 체력을 끌어올릴지, 상대와 점수 차 등에 따라 조절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라고 했다. 박지수와 단타스를 적절히 쉬게 할 때, 약 5분 정도 트윈타워를 가동하지 않고도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패턴의 발굴이 필요하다. 에이스 강아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안 감독은 "아정이의 허리부상은 일시적인 성격"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미완의 트윈타워. 그러나 가능성과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재능이 풍부한 KB 국내선수들과의 유기적 결합이 엄청난 시너지로 이어질 게 확실하다. 시간문제다. 안 감독은 "여러 구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지수와 단타스(위), 박지수(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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