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여기가 낯설다."(정봉주 전 의원)
TV조선 새 교양프로그램 '시그널' 기자간담회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일보 씨스퀘어 빌딩에서 정봉주 전 의원, 정석영 PD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시그널'은 사회적 약자가 보내는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위기 상황이나 학대의 현장에서 주인공을 구출하고, 지속적인 사후 관리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MC는 정봉주 전 의원이 맡았다. 진보적 이미지를 가진 정봉주와 보수적 이미지를 가진 TV조선의 만남은 방송 전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정봉주는 "여기(TV조선)가 낯설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오늘 밤 11시에 첫 방송이 된다. 많은 고민 끝에 프로그램을 맡기로 결정했다. 제작진의 지난 작품이나 활동을 보고 신뢰가 가서 하기로 했다"며 "SNS 상에는 출연에 대한 반대도 있고, 우여곡절도 있는데….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한 만큼 좋은 이미지로, 의미 있는 프로그램으로 남도록 노력하겠다"고 MC를 맡게 된 소회를 밝혔다.
정봉주의 말처럼 온라인상에는 그의 TV조선 프로그램 출연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그는 "(TV조선은) 정치적으로는 오고 싶지 않았던 곳이다. 보도, 정치 분야에서 나와 생각이 다른 부분이 많다. 개인적으로 잘 섞이지는 않는 곳이다"며 "TV조선이 지난 9년은 몰라도, 지금 바뀐 사회에서는 적응이 잘 안 되는 이미지 아니냐? 보수의 상징인 방송국인데, 진보적 입장을 가진 내가 여기서 한솥밥을 먹는 게 맞나라는 고민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정봉주는 "보도에 대해서는 비판하고 언쟁하지만 TV조선의 기자들과는 개인적으로 친하다. 조선일보 쪽 기자들에게 이번 프로그램 출연에 관한 의견을 물었더니 찬성과 반대가 정확히 반반이었다. 또 진보 쪽 지인에게도 물었더니 찬성이 90% 이상이었다"며 "지난해에도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JTBC, 한겨레, TV조선이 함께 콜라보를 하면서 진실을 밝혔지 않나? 생각이 다른 내가 이 곳에서 생각을 보여주고, 말을 섞는 것이 우리 사회가 발전적으로 가는 길이 아닌가라고 생각을 해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제작진도 정봉주를 MC로 택한 이유가 있었다. 정석영 PD는 "나도 '나는 꼼수다'의 애청자였다. 물론 그 이야기에 모두 공감하는 것은 아니었지만…"며 "정봉주를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를 가졌다. 물론 처음부터 정봉주를 1순위로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출연을 할까?'라는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채널의 스펙트럼을 넓혀보자라는 생각을 했고, 새로운 TV조선의 이미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힘을 받아서 출연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시그널'은 위기 상황이나 학대의 현장에 있는 인물에게 구조와 치유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정봉주는 "('시그널'은) 구조적 접근보다, 사안 사안에 대해 접근하는 프로그램이다. 뭔가 해보려고 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았고, 어디에도 구조신청을 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존재한다. 그들을 따뜻한 인간적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작은 햇볕을 쬘 수 있게 접근하는 프로그램이다"고 프로그램의 의미를 강조했다.
'시그널'은 3일 밤 11시에 첫 방송된다.
[사진 = TV조선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