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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알쓸신잡'이요? 아직도 기억 나요."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42 조윤석)은 기억하고 있었다. 최근 진행된 정규 8집 앨범 '모든 삶은, 작고 크다' 발매 인터뷰에서 그는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당시 제주도에서 귤 농사에 한창이던 폴에게 의문의 전화가 울렸다. 당시 2G 핸드폰을 개통한지 얼마 안 됐을 때라 저장 되어 있던 번호가 없었다. '어디야? 뭐해?'라는 의뭉스런 목소리에 언제나 통화를 자주하던 피아니스트 정재형인가 했다. 주인공은 소속사 안테나뮤직 대표이자, 가수 유희열이었다. 유희열은 대뜸 '알쓸신잡'을 들이 밀었다.
"'너는 이걸 꼭 해야 해' 하시더라고요. 사실, (유)희열이 형이 형이지만, 소속사 대표님이기도 하잖아요. 아마 희열이 형은 나영석PD님을 워낙 잘 아시고, 방송을 잘 아는 사람이기도 하니까. 그 모든 생각이 정리가 됐었나 보죠? '이거 하면 너한테는 무조건 플러스야' 하는 말을 들었는데도 순간 머리 속에는 어떻게 거절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앨범이 올해 나오는데'라고 했더니, '앨범이 문제가 아니야' 하시고, '저 책도 써야 하는데' 하니까 '책은 다음에 써'라면서 계속 밀어붙였어요."
당시 폴은 귤 농사 비료를 뿌려야 해서 무척 바빴고, 이번 앨범 작업에도 집중하고 있었다. '출연료를 받아서 사람을 써서 비료를 뿌려'라는 유희열의 말에도 폴은 영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섭외 전화로부터 출연까지 2주 남짓을 시간만이 남아 있었고, 폴은 거절하기로 마음 먹었다.
"'형 난 목욕탕 가서 생각을 좀 해볼게' 하고 읍내에 있는 목욕탕에 갔어요. 목욕을 끝내고 전화를 했는데, 신호 한방에 전화를 받더라고요. '형, 정말 죄송한데요. 못할 거 같아요' 했더니, '그럴 줄 알았어. 그냥 그래도 얘기는 해봐야 할 거 같아서'라는 답이 돌아왔죠. 그렇게 정리가 됐어요."
이후의 비하인드를 소개하자면, '알쓸신잡' 출연을 고사한 후 폴은 자신의 오두막에 놀러온 기타리스트 이상순에게 유희열의 '알쓸신잡' 출연 소식을 듣게 된다. 폴은 "그렇게 됐나 보다" 했다.
"얼마 있다가 (이)상순이가 제 오두막에 놀러 와서 바닥에 누워 음악 들으면서 놀고 있었는데, 상순이가 '나 무슨 예능이 하나 들어 왔던데 민박집 얘기를 하더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야, 그래? 나는 이런 게 들어 왔는데 못한다 그랬어'라고 했더니 '어, 그거 희열이 형이 한다던데 오늘 기사 났던데'라더라고요. 희열이 형이 나가게 됐다니. 아, 그렇게 됐구나 했어요."
폴은 예능에는 영 자신이 없다고 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음악과 글쓰기, 그리고 귤 농사에 집중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제가 웃길 수 있을 거 같지 않아요. 음악을 하고, 농사를 짓는 것은 정말 자연스럽지만, 예능하는 제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워요. 희열이 형도 그걸 이해해 줬고요. 저는 음악 할래요."
[사진 = 안테나뮤직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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