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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대반격, 시작은 블레이클리였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3일 삼성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오늘도 지역방어를 준비했다.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31일 DB전서 1-3-1 지역방어로 재미를 봤다. 디온테 버튼과 두경민의 연계플레이에 균열을 일으켰다. 양동근의 부활이라는 수확도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멤버구성상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김동욱 수비가 쉽지 않다. 미스매치를 허용한다. 외국선수들은 정통센터가 아니다. 이종현이 라틀리프를 1대1로 막는 건 힘, 기술적 측면에서 쉽지 않다. 2번이 빈약한 특성상 김동욱 수비도 쉽지 않다. 더구나 유 감독은 "개개인의 1대1 수비력이 떨어진다"라고 수 차례 지적했다.
지역방어는 유 감독의 고육지책이자 승부수였다. DB전과는 달리 2-3, 2-1-2 형태의 지역방어를 초반부터 활용했다. 골밑에선 리카르도 라틀리프에게 볼이 투입될 때 트랩을 실시했다. 그러나 실패했다. 삼성은 경기흐름을 읽는 능력이 좋고, 패스센스가 있는 김동욱이 지역방어를 손쉽게 해체했다. 적절한 타이밍에 라틀리프에게 공을 투입, 확률 높은 골밑 득점을 유도했다. 라틀리프는 상대 트랩에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김동욱과 라틀리프의 연계플레이에, 문태영이 간혹 외곽포까지 가동했다. 삼성이 손쉽게 주도권을 잡았다. 2쿼터를 41-26으로 앞섰다. 현대모비스는 전반적으로 야투적중률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마커스 블레이클리의 이타적인 플레이, 이종현의 적극적인 움직임 등 나름의 복선이 있었다.
결국 3쿼터에 주도권이 현대모비스로 넘어갔다. 유 감독은 "블레이클리가 좋을 때도 있는데, 공을 오래 끌 때도 적지 않다. 왔다갔다 한다. 계속 지적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이날 블레이클리는 전자였다. 레이션 테리와의 2~3쿼터 연계플레이가 좋았다. 2쿼터 중반부터 살아났고, 3쿼터에 탄력을 받았다.
잠잠했던 외곽포가 터졌다. 테이션 테리와 박경상이 패스게임에 의한 3점포를 잇따라 터트렸다. 삼성은 공격 템포를 조율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의 흐름을 끊지 못하고 성급하게 공격하다 패스미스, 손쉬운 슛 미스 등이 잇따라 나왔다. 사기가 오른 현대모비스는 리바운드에서 삼성에 밀리지 않으면서 속공이 살아났다. 속공에서 어시스트 패스 혹은 의미 있는 전진 패스를 대부분 블레이클리가 담당했다.
결국 3쿼터 1분41초를 남기고 함지훈의 사이드슛으로 현대모비스의 첫 역전. 15점 내외 열세를 극복한 순간이었다. 4쿼터에는 힘 대 힘 싸움이 벌어졌다. 삼성은 라틀리프를 앞세워 골밑 공략에 집중했다. 현대모비스는 빠른 공격전재로 재미를 봤다. 이 과정에서 삼성 이동엽, 현대모비스 블레이클리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흐름이 알 수 없게 전개됐다.
경기종료 3분3초전. 블레이클리가 라틀리프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시도했다. 라틀리프가 두 팔을 바짝 들고 수비했다. 블레이클리가 왼쪽으로 도는 과정에서 라틀리프의 파울이 선언됐다. 4반칙. 그러나 애매한 지적이었다. 블레이클리는 자유투 1개를 넣었다.
삼성이 김태술의 우중간 3점포로 달아났다. 이날 좋은 경기를 한 블레이클리가 김태술의 슛을 방해하지 못했다. 이후 공격에서 박경상이 골밑으로 파고 들다 볼을 놓쳤다. 삼성은 라틀리프의 골밑 득점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모비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종현이 빛났다. 김동욱을 상대로 포스트업 득점을 올린 뒤 라틀리프의 공격 실패 때 수비리바운드를 걷어냈다. 테리의 좌측 엔드라인 돌파에 의한 동점 득점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종현은 경기종료 6.3초전 라틀리프를 수비하다 파울을 범했다. 석연치 않은 판정. 라틀리프가 자유투 1개만 넣었다. 1점 뒤진 현대모비스는 양동근이 재빨리 속공 개인돌파에 의한 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현대모비스의 극적인 대역전극. 양동근의 해결사 본능에 블레이클리와 이종의 헌신이 돋보인 경기였다.
[블레이클리.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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