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번 FA 시장에서 투수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KBO가 4일 발표한 FA 대상자는 22명이다. 이들 중 투수는 임창용, 김성배, 김승회, 박정진, 안영명, 권오준 등 6명이다. 김광현(SK), 양현종(KIA), 차우찬(LG) 등 대어급들이 쏟아진 지난 1~2년과는 상황이 180도 다르다.
구단들은 이번 FA 시장에서 사실상 마운드 보강이 어렵다. 이번 FA 시장의 중심은 야수다. 전통적으로, 특히 최근 5년 내외의 FA 시장에 야수가 투수보다 많았다. 대박 계약의 대부분 케이스도 야수였다.
투수가 FA 자격을 얻기 위해 8~9년간 꾸준히 1군에서 괜찮은 성적을 올리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수년간 풀타임을 뛴 투수들은 어깨나 팔꿈치에 부하가 걸릴 위험성이 커진다는 게 정설이다. 반면 타자는 몸 관리를 잘하고 불의의 부상을 조심하면서 꾸준히 성적을 내면 얼마든지 중박 이상의 FA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FA 시장에는 유독 투수 FA가 돋보이지 않는다. 6명의 투수 FA는 올 시즌 확실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심지어 안영명을 제외하면 모두 전성기가 지난 30대 중~후반이다. FA 신청을 해도 대박 계약을 체결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 보상선수가 걸린 타 구단 이적은 더더욱 쉽지 않다.
물론 내년 시즌을 마치면 투수 FA시장에도 특급자원이 나온다. 두산 좌완 장원준이 대표적이다. 장원준은 내년에 두산과의 4년 계약을 마친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FA 자격을 다시 갖춘다. 아직 나이도 많지 않다. 또 한 차례의 대박 계약이 가능하다.
그러나 향후 2~3년에도 특급 FA 투수자원이 많지 않다. 리그 전체적으로 야수보다 투수 쪽에서 세대교체가 더딘 영향이 있다. 그만큼 특급 투수 한 명을 키우는 게 쉽지 않다. 이번 FA 대상자가 타고투저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한 야구관계자는 "예전에도 FA 시장에선 투수가 귀했다. 앞으로는 더 할 것이다. 구단들이 투수들을 자체적으로 육성하면서 특급 외국인투수 영입에 승부를 거는 분위기가 될 것이다. FA로 대박을 치려면 타자를 영입하면 된다. 장원준 케이스(FA 투수 성공)는 예외"라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특급 외국인투수에 대한 가치는 더욱 높아질 듯하다. 투수가 귀한 현실에서 성적을 내려면 특급 외국인투수 영입이 해답이라는 게 증명됐다. 두산의 2015~2016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더스틴 니퍼트가 있었다. 올해 KIA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헥터 노에시가 있었다. 이들은 각각 210만달러, 180만달러를 받은 '귀하신 몸'이다.
이번 FA 시장은 타자들의 잔치가 될 게 확실하다. 그만큼 KBO리그에 투수가 귀하다. 투수들이 더 많이 FA 자격을 얻고, FA 타자만큼 대박을 치려면 선수 본인과 리그 구성원들의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KBO리그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