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본인이 서브라는 걸 받아들인다."
시즌 초반 DB 돌풍의 핵심은 디온테 버튼이다. 올 시즌 뉴 페이스 외국선수들 중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다. 파워를 앞세운 골밑 공격에 수준급 기동력을 앞세운 속공 마무리능력, 중거리슛, 패스능력을 겸비했다. 왼손잡이라는 희소성도 충분히 활용한다.
그런데 버튼은 KBL 신입 외국선수다. KBL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 노력이 필요했다. 1라운드는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버튼의 순조로운 적응, 성공적인 정착에는 KBL 베테랑 외국선수 로드 벤슨의 헌신이 숨어있다.
이상범 감독은 "벤슨이 버튼에게 얘기를 많이 해준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벤슨은 KBL에서 오래 뛰었다. 외국선수들의 습관을 버튼에게 말해준다. 예를 들어 'A는 골밑에서 (슛을 시도할 때)페이크를 하고 뜨지만, B는 페이크를 하지 않고 뜬다'라는 식이다"라고 말했다.
KBL, WKBL서 외국선수들의 관계 설정은 상당히 중요하다. 전통적으로 스펙이 막강한 외국선수일수록, KBL서 오래 뛰었던 외국선수일수록 프라이드를 내세워 다른 외국선수와의 기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경향이 있다.
적절한 기 싸움은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불필요한 기싸움은 팀 케미스트리에 악영향을 미친다. 시즌 전부터 확실하게 '서열정리'를 하는 게 좋다는 게 정설. 그런 점에서 버튼을 돕는 벤슨의 자세는 칭찬 받을 만하다. 벤슨은 수년간 KBL 정상급, 각 팀 메인 외국선수로 뛰었다. 모비스 시절에는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자신의 서브 역할을 한 적도 있었다.
벤슨도 이젠 나이가 적지 않다. 운동능력이 예전 같지 않다. 이 감독도 "리바운드 할 때 반응속도가 예전과는 다르다. 공이 떨어지면 '탁'하고 뜨는 게 옛날보다 늦다"라고 말했다. 벤슨은 세월의 흐름, 변화를 받아들였다. 이 감독은 "본인이 서브라는 걸 받아들인다. 버튼이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보기 좋다"라고 말했다.
벤슨은 자존심을 앞세워 버튼과 기싸움을 하지 않았다. 대신 버튼의 KBL 적응을 돕고, 서브 외국선수 신분을 받아들였다. 덕분에 버튼도 KBL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2~3쿼터에 두 사람의 연계플레이도 상당히 좋다. DB의 또 다른 무기.
대신 이 감독은 벤슨을 챙긴다. 1쿼터 스타팅 멤버로 주로 벤슨을 내세운다. 그는 "버튼이 아직 KBL을 잘 모르니까 벤치에서 벤슨이 하는 걸 보고 들어가라는 의미에서 벤슨을 먼저 내보낸다. 버튼의 체력 안배 차원도 있다"라고 했다. 또 하나. 벤슨의 기 살려주기 의도도 있다고 봐야 한다.
또한, 이 감독은 "요즘 벤슨에게 3점슛 연습도 시킨다. 센터는 3점슛이 로망이다. 실전서 들어가지 않더라도 자꾸 연습하면 슛 거리가 늘어난다"라고 했다. 벤슨의 슛 거리가 늘어나면 전술적으로 도움이 된다. 다른 선수들의 공격 공간이 넓어진다. 한편으로 이 역시 벤슨 기 살리기다. 선수의 마음을 잘 얻는 이 감독의 용병술.
올 시즌 DB가 자체적으로 선정하는 홈 경기 수훈선수에 버튼이 세 차례 선정됐다. 벤슨은 아직 선정되지 못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벤슨이 은근히 애교 섞인 투정을 부렸다고 한다. 자존심 센 외국선수라면 삐칠 수도 있다. 하지만, 벤슨은 묵묵히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벤슨.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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