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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엔터테인먼트 제국’ 디즈니가 최근 극장과 언론에 잇따라 ‘갑질 횡포’를 부리자 영화팬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7일(현지시간) 디즈니가 LA타임스에 적용했던 시사회 출입금지 조치를 해제했다고 전했다.
LA타임스는 최근 ‘디즈니가 디즈니랜드가 있는 애너하임시로부터 특혜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발끈한 디즈니는 LA타임스의 시사회 출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디즈니의 조치에 영화인, 언론, 비평가가 들고 일어났다. 디즈니 영화 ‘시간의 주름’을 연출한 에바 두버네이 감독은 트위터에 “영화기자들이 서로를 위해 일하는 것에 경의를 표하라. 당신과 함께 하겠다”라며 LA타임스 지지 의사를 밝혔다.
LA, 뉴욕, 보스턴 등 북미비평가 협회는 연말 시상식 후보에서 디즈니 영화를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디즈니 영화 ‘미녀와 야수’ ‘토르:라그나로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스타워즈:라스트 제다이’ ‘카3’ 등이 후보작 리스트에 오르지 못하게 된다. 북미 비평가협회의 수상실적은 아카데미로 이어진다. 북미 비평가 협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아카데미에서 빈 손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뉴욕타임스도 언론자유를 탄압한다는 이유를 들어 디즈니 영화 시사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디즈니는 곧바로 꼬리를 내리고 ‘백기투항’했다. 디즈니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LA타임스 영화평론가를 위한 사전 상영 관람 권한을 복구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극장도 디즈니의 ‘갑질’에 혀를 내둘렀다. 디즈니는 ‘스타워즈:라스트 제다이’ 흥행수입의 65%를 배분해줄 것과 최대 규모의 상영관에서 최소 4주간 스크린에 올릴 것을 극장주들에게 요구해 비판을 받았다. 평균 비율이 50%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디즈니가 극장주들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을 거느린 디즈니는 흥행이 보장된 블록버스터를 쉴 새 없이 쏟아낸다. 극장은 디즈니의 요구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디즈니는 지난해 미국 영화시장 점유율 23%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워너브러더스(17%)를 6%포인트로 따돌렸다. 일각에서는 할리우드 영화사상 최고의 입지를 갖췄다고 평하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 2015년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개봉 당시에도 티켓 수익금의 60%를 챙겨 극장주의 원성을 샀다. 전미극장주협회(NATO)의 존 피시언 최고경영자는 디즈니에 항의 서한을 보내며 “디즈니의 추가 요구사항과 높은 티켓 수익금 비율 때문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블록버스터 신작을 계속 개봉하는 디즈니의 영화계 입김이 더 세질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디즈니는 오는 12월 ‘스타워즈;라스트 제다이’를 시작으로 내년 2월 ‘블랙팬서’, 5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와 ‘솔로:스타워즈 스토리’, 7월 ‘앤트맨 앤 와스프’를 내놓는다. 전미극장주협회는 디즈니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디즈니의 과도한 요구가 이번으로 끝날지, 아니면 앞으로 계속될지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다.
[디즈니 CEO 밥 아이거, ‘토르3’ ‘스타워즈:라스트 제다이’ 포스터. 제공 = AFP/BB NEWS, 디즈니]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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