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결국은 좌타자들이 해줘야 합니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오는 16일 숙적 일본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첫 경기를 치른다. 일본은 2년 전 프리미어12 충격의 역전패로 이번 대회를 단단히 벼르고 있는 상황. 이나바 아츠노리 감독 지휘 아래 지난 9일부터 미야자키에서 합숙 훈련에 돌입했고, “한국은 영원한 라이벌이다. 가장 좋은 투수를 한국전에 내보내겠다”라며 개막전 필승을 외치고 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11명으로 투수 엔트리를 구성했다. 우완이 7명, 좌완이 4명이다. 24세 이하 대회이지만 한국전 선발이 유력한 야부타 가즈키(히로시마)를 포함 다구치 가즈토(요미우리), 이마나가 쇼타(요코하마), 야마사키 야스아키(요코하마), 마타요시 가쓰키(주니치) 등 리그의 수준급 투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 대다수는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구사한다.
선동열 감독 역시 첫 경기인 일본전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특히 “우리 타자들이 일본 투수들을 만나 얼마나 점수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일본 마운드 공략에 시간을 좀 더 할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투수들을 만날 대표팀 타자는 총 13명이다. 공교롭게도 좌타자(8명) 수가 우타자(5명)를 압도한다. 박민우, 구자욱, 이정후, 하주석 등 한 방을 쳐줘야할 선수들은 모두 왼손. 선 감독이 “우리 중심은 좌타자다. 상대 투수의 던지는 팔과 관계없이 좌타자가 쳐내야 한다”라고 좌타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다.
일단 대표팀 좌타자들은 올 시즌 우완, 좌완 가리지 않고 모두 잘 쳤다. 박민우의 좌투수 상대 타율은 .352, 우투수는 .362로 차이가 없고, 구자욱도 좌완 .303-우완 .313, 이정후 역시 좌완 .280-우완 .341로 고르게 쳤다. 하주석은 좌완에게 타율 .350으로 강했던 터. 선 감독도 “우리 좌타자들이 좌투수 상대로도 잘 쳤다”라고 흡족함을 나타냈다.
관건은 KBO리그보다 한 단계 수준이 높은 일본 마운드의 공략 여부다. 대표팀 타자들이 올 시즌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고 하나 아무래도 150km를 기본으로 던지는 일본 투수들이 생소한 게 사실이다. 극단적 사례이지만 이미 지난 프리미어12에서 강속구 투수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에게 꽁꽁 묶였던 경험도 있다.
선 감독도 “왼손 투수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 좌타자들이 좌투수 공을 잘 친다 해도 일본 좌완은 수준이 높다. 기본 150km를 던지고 140km대 초반이라도 공 끝이 좋다. 생소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대표팀은 현재 이종열 전력분석위원과 선 감독의 일본 쪽 지인들이 주축이 돼 일본 분석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타자들의 적극성 역시 높은 상황. 친선전 성격이 짙은 대회이지만 일본은 반드시 이긴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박민우는 “일본 투수들의 구속이 좋지만 빠른 공에 자신이 있다”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선 감독 또한 “야구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특히 일본전은 한일전이라는 특수성도 있다. 부담 없이 갖고 있는 것만 발휘하면 좋은 성적을 내고 돌아올 수 있다”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선동열 감독(첫 번째), 구자욱(좌)과 박민우(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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