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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멤버들과 통화를 하니까 눈물이 터지더라고요. 다시는 1위를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던 것 같아요."
지난 6월 SBS MTV '더쇼' 생방송. "티아라, 축하합니다!"
1위가 발표되는 순간 티아라 멤버 큐리, 효민, 지연은 오열했고, "울지마! 울지마!"란 동료들과 관객들의 외침에도 끝내 수상 소감은 말하지 못했다. 당시 드라마 촬영 때문에 현장에 함께 못했던 함은정은 소식을 전해 듣고는 메이크업이 다 지워지는 것도 잊은 채 눈물 쏟았다.
2012년 '러비 더비' 이후 5년 만이었다.
그 5년 사이 티아라는 최정상 걸그룹에서 한 순간에 대중의 비난 속으로 추락했다. 환호성은 원성으로 순식간에 돌아섰고, 이들의 눈물은 모두가 외면했다.
그러나 함은정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얘기했다. "잃은 것만큼 얻은 것도 있더라고요"라고. '보핍보핍'을 부르며 앙증맞은 춤을 추던 소녀는 시련의 계절을 지나 비로소 어른이 돼 있었다.
"어떤 분들은 '잃은 게 많다'고 하시는데, 많이 배웠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희 나이 때에 흔히 겪는 일도 아니었고, 제 안에 축적된 소중한 일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분명히 거기에서 배운 게 있기 때문에, 하나도 버릴 게 없는 기억인 것만 같아요."
무려 5년이 걸렸다. 티아라를 둘러싼 차가운 여론이 조금이나마 녹아내리기까지.
그간 늘 뒤에서 지켜보기만 하던 음악방송 1위 발표도 이제야 후배들 앞에 설 수 있게 됐으며, 비록 시청률이 훌륭하진 못했어도 함은정에게는 드라마 주인공이라는 소중한 기회도 다시 찾아왔다.
그래서 MBC 일일극 '별별며느리'를 마친 함은정은 "캐스팅 됐을 때 몇 번이나 회사에 '정말이에요?'라고 물었다"면서 "믿겨지지 않았고, 너무나 감사했다"고 고백했다.
팀의 창단 멤버이자 1대 리더 함은정.
티아라가 2009년 데뷔해 9년차까지 해체 없이 버틸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함은정은 "저희는 운이 좋은 그룹"이라고 했다.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오히려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함은정의 얼굴에선 세월이 단단히 다져놓은 성숙함과 떼어놓을 수 없는 티아라를 향한 각별함이 읽혔다.
"티아라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어요. 멤버들 모두 같을 거예요. 20대 전체를 보낸 세월이니까요. 저희 모든 것이에요. 그만큼 애착이 가는 이름이고, 티아라에 대한 사랑이 있어요.
그리고 제가 어렸을 때 연기를 했다고는 해도 주인공으로, 바로 성인 연기자로 설 수 있었던 건 제가 티아라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아요.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더 잘해야 하는 것이고요.
티아라는, 제 힘이 되고 할 수 있는 한 앞으로도 계속 할 거예요."
그럼에도 여전히 티아라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듯해지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다만 진심이 닿을 때까지 함은정은 쉬지 않고 노래하고 춤출 생각이다. 한 명의 관객이라도 박수 쳐줄 때까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요? 음…, 아! 몇 달 전, 인천 한류관광콘서트 때요. '러비더비'랑 '롤리폴리' 리믹스 무대를 오랜만에 보여드렸는데, 관객 분들이 저희 노래를 열심히 따라 불러주시고 같이 춤도 춰주신 거예요!
저희는 사실 그렇게 무대가 큰 공연에서 환호를 받아 본 게 5년 만이었어요. 예상도 못하고 올라갔는데, 너무 행복했어요. 공연 후에도 인터넷에 '티아라 무대 반갑더라'는 말까지 있어서 괜히 울컥하더라고요. 너무 행복해서 저희들 모두 잠도 못 잤어요. 진짜 행복했습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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