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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한국의 TV는 '술 권하는 사회'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드라마는 하루가 멀다하고 술마시는 장면을 내보낸다. 간단하게 마시는 것도 아니다. 남녀가 술병을 수북하게 쌓아놓고 마시는데, 그렇게 많이 마셔놓고 거의 맨정신으로 말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 예능 출연자들은 소주 몇 병과 폭탄주 몇 잔을 거뜬하게 마신다며 주량을 자랑하느라 바쁘다. 급기야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는 예능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드라마, 예능, 개인방송 등에서 음주 장면을 지나치게 자주 보여준다는 잇따르자 보건당국이 미디어업계에 자정노력을 당부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16일 미디어 속 음주장면에 대한 사회적 이슈를 환기시키기 위한 '절주문화 확산을 위한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음주장면을 최소화하고, 반드시 필요한 장면이 아니면 음주 장면을 넣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음주로 인한 불법행동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묘사하거나, 연예인 등 유명인의 음주장면은 그 영향력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음주 방송을 표방한 케이블채널 tvN '인생술집'이 이러한 지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생술집'은 '술보다 사람에 취한다'는 콘셉트 아래 게스트와 술을 마시며 편안한 분위기 속 취중진담을 나누는 토크쇼로 신선하다는 평가 속 음주를 미화시킨다는 비판도 쏟아져 나왔기 때문.
특히 진행자 중 한 명이 소주와 맥주를 섞은 '우정주'를 마실 것을 제안하며 방송 이후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모방 사례가 번지기도 했다.
흡연과 달리 음주는 사회적 인식이 좋은 편이고 영국도 독립방송협회의 윤리규정에 따라 '어떠한 술의 광고도, 젊은이의 인기를 끄는 유명한 인물을 등장시켜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시행하고 있다.
단 가이드라인이 강제성이 없는 일종의 권고사항인 만큼 자율적으로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 연출자의 책임이 막중하다.
이와 관련해 tvN 측은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인생술집'은 술을 매개체로 편안한 분위기 속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음주 장면의 직접적 묘사, 음주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자막과 장면 등은 내부심의 가이드에 따라 지양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담배는 TV에서 사라졌다. 과도하게 술을 마시고, 술 잘 마신다고 떠벌리는 관행도 사라져야할 때라고 시청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하 '절주 문화 확산을 위한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이다.
1. 음주 장면을 최소화해야 하며, 반드시 필요한 장면이 아니라면 넣지 말아야 합니다.
2. 음주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3. 음주와 연관된 불법 행동이나 공공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묘사해서는 안 됩니다.
4. 음주와 연계된 폭력·자살 등의 위험 행동을 묘사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5. 청소년이 음주하는 장면은 묘사해서는 안 되며, 어른들의 음주 장면에 청소년이 함께 있는 장면을 묘사하는 것도 매우 신중히 해야 합니다.
6. 연예인 등 유명인의 음주 장면은 그 영향력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묘사해야 합니다.
7. 폭음·만취 등 해로운 음주 행동을 묘사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8. 음주 장면이 주류 제품을 광고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9. 음주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무시하는 장면은 피해야 합니다.
10. 잘못된 음주문화를 일반적인 상황으로 묘사해서는 안 됩니다.
[사진 = tvN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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