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12타수 무안타' 구자욱, 끝내 응답하지 않은 캡틴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이후광 기자] 캡틴은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이번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한국 타선의 최대 고민은 살아나지 않는 구자욱이었다. 김하성, 이정후, 박민우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감을 잡고 제 역할을 해냈지만 구자욱만 예선 2경기서 9타석 8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다. 3번 타순이 살아나지 않으며 타선의 무게감 역시 그만큼 반감됐다.

구자욱은 이번 대표팀에 승선하며 은퇴를 선언한 선배이자 우상인 이승엽의 등번호 36번을 택했다. “구단에선 달 수 없으니까 한 번 달아보고 싶었다”라고 이유를 전한 그는 “36번을 달게 돼 부담감이 남다르다. 이승엽 선배의 기를 받고자 달았다고 볼 수도 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여기에 대표팀의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책임감까지 남달랐다.

구자욱은 지난 2015시즌 신인왕 출신에 3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차세대 스타다. 그런 그에게 대표팀은 언젠가 한 방을 쳐줄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절친인 박민우는 전날 “결승전에선 (구)자욱이가 한 방을 해줄 것 같습니다”라고 기를 북돋았고, 선동열 감독 또한 “압박이 크겠지만 편안하게 치라고 주문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자욱은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첫 타석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그는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후 중견수 뜬공과 1루수 땅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구자욱의 이번 대회 성적은 13타석 12타수 무안타 1볼넷. 캡틴은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구자욱. 사진 = 일본 도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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