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기 문제인지, 집중력 문제인지…"
kt는 2승13패, 최하위다. 애당초 우승 혹은 상위권 경쟁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 사람들은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무기력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 또한 드물었다. 지난시즌 막판 고춧가루부대로 맹위를 떨친 그 멤버들이 다시 무기력하다.
올 시즌 kt의 평균실점은 82.1점으로 5위다. 리그 평균(82.7점)보다 약간 낮다. 결국 공격이 문제다. 시즌 평균득점은 76.5점으로 최하위. 1~2쿼터에는 평균 19.7점, 3쿼터에는 20.4점을 올렸다. 그러나 4쿼터에는 16.6점에 불과하다. 가뜩이나 득점력이 좋지 않은데 4쿼터만 되면 주저앉는 현상이 심각하다.
19일 LG와의 홈 경기서도 4쿼터에 단 6점에 그치며 역전패했다. 올 시즌 대부분 패배가 그렇다. 3쿼터까지는 대등한 승부를 한다. 그러나 4쿼터에만 되면 약속이나 한 듯 무너진다. 조동현 감독은 "휴식기에 해결방법을 찾아보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해결방법이 마땅치 않다.
멤버구성을 보자. 외국선수 리온 윌리엄스, 웬델 맥키네스는 수준급 언더사이즈 빅맨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다른 팀 외국인 빅맨들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다. 올 시즌 윌리엄스는 기복이 있다. 조 감독은 최근 맥키네스를 메인 외국선수로 활용한다. 그러나 투박한 농구를 하는 맥키네스에게 승부처서 결정적 점수를 만들어내면서 팀 오펜스까지 살리는 에이스 역할을 바라는 건 무리다. 윌리엄스와 맥키네스는 애런 헤인즈(SK), 안드레 에밋(KCC)이 아니다.
확실한 해결사가 없으니 승부처서 중심축이 없다. 슛 셀렉션이 성급해지고, 실책이 급증한다. 리바운드, 루즈볼에 대한 응집력도 떨어진다. LG전의 경우 윌리엄스가 3쿼터 막판, 김영환이 4쿼터 초반에 5반칙 퇴장했다. 조 감독은 "하지 않아도 될 파울을 했다"라고 말했다. 중심 역할을 해야 할 선수들의 파울관리가 되지 않으니 다른 선수들이 더욱 흔들렸다.
김현민의 시즌아웃으로 국내 4번이 약한 것도 치명적이다. 상대팀으로선 그만큼 골밑수비 부담이 덜하다. kt를 상대하는 팀의 국내선수들은 외곽수비에 집중할 수 있다. 한, 두 발자국을 아껴 4쿼터 승부처에 수비 응집력을 끌어올린다. 자연스럽게 kt는 내, 외곽공격 모두 갑갑해진다.
조동현 감독은 "사기 문제인지 집중력 문제인지 모르겠다. 선수들과 얘기를 해봤는데 체력문제는 아니다. 아직 2라운드다. 일정이 빡빡하다고 해도 체력적으로 문제가 될 시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는 게 자체 분석. 조 감독은 "시즌 초반에 잡을 수 있는 경기를 4쿼터에 놓치면서 4쿼터만 되면 급해진다"라고 말했다.
휴식기다. 어떻게든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조 감독은 "외국선수들이 해결사가 아니지만, 외국선수들 문제라기보다는 국내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진 게 크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팀이 풀리지 않을 때 고려할 수 있는 최우선 방법은 외국선수 교체다.
현재 데려올 외국선수가 마땅치 않은 건 맞다. 다만, 하위권 경쟁 중인 오리온이 저스틴 에드워즈, LG가 어브리 콜맨에게 가승인 신청을 한 건 kt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kt 전력을 감안할 때 윌리엄스의 기복은 치명적이다. 그렇다고 kt 전력상 트레이드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한 농구관계자는 "조 감독이 4쿼터에 필살기로 사용할 수 있는 확실한 패턴을 마련해서 선수들에게 숙지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휴식기는 공격패턴을 다듬을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휴식기가 끝나면 순위다툼은 더욱 치열해진다. 이미 kt를 상대하는 팀은 반드시 승수를 챙기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kt가 4쿼터 약세를 극복하지 못하면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kt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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