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장충 이후광 기자] 대한항공의 해결사는 가스파리니였다.
대한항공 점보스는 24일 장충 우리카드전에 앞서 최근 2연패에 빠져 있었다. 최근 5경기 성적은 1승 4패. 주포 가스파리니와 김학민의 몸이 무거웠고, 중심을 잡아줘야할 세터 한선수가 부진을 거듭했다. 정지석-곽승석은 잦은 기복으로 고전.
이날 경기에 앞서 만난 박기원 감독은 “결과만 안 좋지 다른 건 문제가 없다. 선수들도 답답할 것이다. 하려고 해도 잘 안 되니…”라고 말끝을 흐리며 “선수들에게 다 털어버리고 마음껏 해보자고 했다. 스트레스도 쌓이고, 마음도 무겁겠지만 하려는 의지 하나는 좋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경기를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뭔가 풀리지 않는 경기에 박 감독의 표정 역시 답답해 보였다.
이날도 초반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불안한 호흡 속에 상대에게 연달아 5점을 내준 것. 박 감독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세터를 교체하며 분위기 전환을 모색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주포 가스파리니가 뛰어 올랐다. 박 감독은 “가스파리니 역시 컨디션이 쉽게 올라오지 않는다”라고 말했지만 그는 연속 블로킹 득점으로 감각을 찾은 뒤 전위, 후위 가릴 것 없이 맹폭을 가했다. 그 결과 V리그 최초로 1세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1세트 기록은 14득점(후위 3득점, 블로킹 3득점, 서브 3득점).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의 활약에 힘입어 1세트 듀스 접전 끝에 28-26 역전승을 일궈냈다.
가스파리니의 활약은 계속됐다. 2세트에서도 세터의 선택은 가스파리니. 2세트 역시 듀스 끝에 힘겹게 따냈지만 가스파리니가 초반 승기를 잡는데 상당한 부분을 일조했다. 2세트 중반 3연속 백어택 성공은 이날 경기의 백미. 그는 2세트에도 높은 공격 성공률 61.54%와 함께 9득점을 올렸다. 무엇보다 가스파리니가 중심을 잡으며 정지석, 곽승석 등이 살아난 부분이 고무적이었다.
가스파리니는 이후 연이은 공격 범실로 다소 불안하게 3세트를 출발했으나 중요한 순간 후위 공격과 서브 에이스로 힘을 보태며 팀의 셧아웃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그의 기록은 27득점(공격 성공률 51.35%). 가스파리니는 그렇게 위기의 대한항공을 구했다.
[가스파리니. 사진 = 장충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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