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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가장 인상 깊은 선수는 오세근이다."
중국 리난 감독은 26일 고양에서 열릴 2019 FIBA 중국남자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A조 한국과의 2차전을 하루 앞두고 개최한 기자회견서 "가장 인상 깊은 선수는 오세근이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리난 감독이 바라보는 오세근은 구체적으로 어떤 선수인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물었다. 그러자 리난 감독은 웃으며 "모든 능력이 좋다"라고 피해갔다. 부담스럽다는 눈치. 오세근의 기량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오세근은 지난 1~2년간 건강하게 뛰면서 사기 캐릭터로 군림한다. KGC를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서도 굳건히 중심을 잡는다. 자세히 살펴보면, 허재호의 중심축이자 대체불가요원이다.
현재 허재호 빅맨은 오세근을 비롯해 김종규, 이종현, 이승현이 있다. 넷 모두 장점이 있고, 좋은 선수들이다. 그러나 종합적인 평가에선 오세근이 탑이다. 파워와 테크닉을 겸비한 완성형 센터. 아시아 정상급 빅맨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통하는 게 확인됐다.
김종규, 이종현은 신장은 좋다. 그러나 포스트업 기술과 힘이 완전하지 않다. KBL 외국선수는 물론, 아시아컵서도 아시아 정상급 빅맨들을 1대1로 완벽히 요리하지 못했다. 이승현은 정확한 중거리포와 탄탄한 수비력을 갖췄지만, 신장이 197cm로 불리한 부분이 있다.
반면 오세근은 김종규, 이종현보다 신장은 작아도 힘을 앞세운 포스트업과 리드미컬한 스텝에 의한 골밑 공격으로 아시아 빅맨들에게 실질적인 부담을 안긴다. 1대1로 점수를 만들어낼 수 있고, 발 느린 빅맨을 외곽으로 끌어내 정확한 중거리포로 공략할 수도 있다. 2대2 이후 골밑으로 빠지거나 외곽으로 나오는 움직임, 볼 없는 지역에서의 움직임도 최고 수준.
전준범이 뉴질랜드전 종료 1분5초전 우측 코너에서 결정적 3점포를 꽂을 때 코리 웹스터를 완벽하게 스크린으로 막은 것도 오세근이었다. 스위치디펜스를 할 때 외곽에 나와도 어느 정도 따라다닐 수 있다. KGC 시절 스승 DB 이상범 감독은 "세근이가 공격만 잘하는 게 아니다. 수비도 국내 빅맨 톱클래스다. 팀 디펜스 중심을 잡을 줄 안다"라고 극찬한 적이 있다.
허재 감독이 다른 빅맨들을 돌려가며 기용해도 오세근의 비중을 낮추지 못하는 이유다. 중국 격파에도 오세근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허재호 특유의 정교한 외곽슛 패턴도 오세근이 정확하고 힘 있게 스크린을 서면서 슈터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효과가 크다.
뉴질랜드 빅맨들은 오세근을 완벽히 제어하지 못했다. 하물며 중국이 오세근을 부담스러워하는 건 당연하다. 이번 중국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4세다. 오세근보다 국제무대 경험이 많은 선수가 거의 없다.
오세근이 중국전서 주로 상대할 빅맨은 왕저린이다. 센터로 분류된 한린동, 지지에센은 베일에 가렸다. NBA리거 저우치는 이번 대표팀에서 빠졌다. 왕저린은 212cm다. 오세근이 신장에서 밀린다. 그러나 힘과 기술은 오세근이 한 수 위다. 오세근은 왕저린의 느린 스피드를 활용, 최대한 외곽으로 끌어내 중거리포로 공략할 게 분명하다. 오세근만 잡히지 않으면 허재호가 젊은 중국에 밀릴 이유는 전혀 없다.
오세근이 좀 더 수준 높은 상대들과 만나는 아시아 예선 2라운드, 나아가 2년 뒤 중국월드컵에 나간다면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한 농구관계자는 "몸 관리만 잘 하면 앞으로 약 3~4년 정도는 전성기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근.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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