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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평창올림픽을 앞둔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백지선 감독은 필요 이상의 부담을 느끼거나 들뜨지 않는 모습이었다. 남자 아이스하키는 지난 2014년 7월 백지선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경기력 향상을 거듭해 왔고 올해 세계 최정상 무대인 월드챔피언십 승격에 성공했다.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최근 몇년 동안 목표를 차근차근 달성한 가운데 백지선 감독은 우직하게 평창올림픽 본선을 준비하고 있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세계랭킹 21위)은 평창올림픽에서 캐나다(1위) 체코(6위) 스위스(7위)와 맞대결을 펼친다. 올림픽 개최국임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아이스하키 자동출전권을 획득했던 상황을 되돌아보면 한국에게 벅찬 상대들이다.
그 동안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세계 무대서 가능성을 보였다. 백지선 감독 부임 후 한국 아이스하키는 일본 오스트리아 덴마크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 그 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팀들을 상대로 잇달아 사상 첫 승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11월 열린 유로챌린지 오스트리아컵에서 백지선호는 덴마크 오스트리아 노르웨이에 잇단 패배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백지선 감독은 결과 보단 선수단의 경험 축적과 그 동안 준비했던 부분을 점검한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백지선 감독은 1살때 캐나다로 이민간 후 1990년대 초반 NHL 명문 피츠버그 펭귄스의 수비수로 활약하며 스탠리컵을 들어올리는 등 한국 아이스하키의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했다. 백지선 감독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가진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멘탈' '조직력' '애국심' 같은 단어들을 자주 사용하며 한국 대표팀이 필요한 부분들을 강조했다. 아직 한국말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한국 선수들이 북미나 유럽 선수들에 비해 체격조건에서 작고 불리하다'는 의견에 180cm를 훌쩍 넘는 백지선 감독은 "내가 작아 보여요? 나도 한국사람이에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선입견을 가지는 것을 경계했다.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다음달 러시아에서 열리는 채널원컵을 대비한 소집 훈련을 진행 중인 가운데 올림픽을 앞둔 백지선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백지선 감독과의 일문일답.
-한국에서의 생활은 어떤가? 가족들의 한국 생활에 어려움은 없나.
"한국은 좋은 곳이다. 음식도 좋다. 가족은 한국에 들어온지 1년 조금 넘었다. 처음에는 여러가지 적응 시간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무난하다. 생활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한국은 괜찮은 곳이다. 지하철도 좋고 서울은 안전한 도시다. 교통도 편리하고 이동하기 편하다. 한국에 처음왔을 때와는 달리 잘 지내고 있다."
-올림픽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대표팀 감독을 맡은 후 처음 한국 선수들을 지켜봤을 때 잘하는 선수가 몇몇 있었지만 조직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느꼈다.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처음부터 단계적으로 준비해왔고 단계별로 4년 동안의 계획이 있다. 1년차, 2년차, 3년차, 4년차 목표가 있고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최근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국제무대에서 세계적인 강팀들과 잇단 대결을 펼치고 있는데.
"상위레벨팀과 경기하는 것은 4년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목표는 결과보단 경기를 치르면서 상위팀과 대결하는 경험을 가지는 것이다."
-백지선 감독 부임 후 한국아이스하키는 일본, 오스트리아, 덴마크,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을 상대로 사상 첫 승을 거뒀고 선수단의 자신감 향상으로 이어졌을것 같은데.
"물론 자신감은 생겼다. 자신감은 갑자기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수단과 지원스탭, 코치진 모두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것이 결과로 나타났다. 노력을 통한 결과가 드러나면 선수단과 코치진의 자신감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11월 유로 챌린지 오스트리아컵에서 강팀을 상대로 3패를 당했지만 올림픽 준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말한 것 처럼 결과보단 상위 레벨팀을 상대하는데 있어 중요한 경험을 얻기 위해 국제대회에 자주 나선다. 유로챌린지에서 강팀 뿐만 아니라 탑디비전 팀들과 경기하게 된다. 계속 좋은 경험을 하면서 탑 디비전에 속해있는 상대팀들의 빠른 템포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결과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12월 러시아 채널원컵에선 세계 최정상급 팀과 대결하게 된다. 올림픽을 앞두고 어떤 점을 점검할 계획인가.
"챌널원컵 가면 최고의 팀들과 경기하게 된다. 올림픽때 상대할 팀들과 맞대결을 펼친다. 선수들이 개인으로 플레이하는 것 보다 팀으로 플레이해야 한다. 올림픽도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팀 워크를 중점적으로 보려 한다."
경기결과가 대패로 끝날 수도 있지만 우리 대표팀을 강팀을 상대로 평가하는 목적은 이전 국제대회와 비교해 팀워크, 포메이션 유지, 득점력, 수비진의 소통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올해 처음으로 탑 디비전에 올라섰다. 3년간 진행한 계획들을 선수들이 잘 따라왔는지 확인할 것이다.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긍정적인 태도다. 경기시작 이전부터 상대는 러시아나 캐나다라고 해서 위축될 필요는 없다. 결과도 결과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경기전 지시한 작전을 잘 따랐는지 그런 점을 볼 것이다."
-평창올림픽까지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어떤 특징을 가진 팀으로 만들고 싶나.
"우리는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경기장에 나서면 2-300퍼센트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나라를 대표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선수들의 애국심도 강하다."
-NHL 선수들의 불참이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에 미칠 영향은.
"NHL을 제외해도 전세계 아이스하키 강국에는 상위권 수준을 갖춘 리그가 많다. 각국 대표팀마다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평창에서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다. 경쟁력 있는 경기들이 이어질 것이다. 한국에서 NHL에 대한 관심이 어느정도 인지는 모르지만 한국팬들은 높은 레벨의 경기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NHL 선수들의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는 변함없는 준비를 해나갈 것이다."
-캐나다, 체코, 스위스 같은 강팀을 상대할 평창올림픽 결과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많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상대가 캐나다인 것만 생각하고 부담을 느끼면 우리는 희망이 없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 상위레벨 팀들과 경기하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올림픽은 전세계 있는 모든 나라가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이 아이스하키 출전국에 포함됐고 그 이유는 한국이 최근 3년 동안 좋은 결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그것도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올림픽은 꿈의 무대이자 어떤 일도 발생할 수 있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체격과 기술 등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난 북미와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 한국 대표팀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선 어떤 점이 필요한가.
"극복해야 할 것은 그런 시각이다. 한국선수들의 체격이 작고 유럽이나 북미 선수들과 비교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들이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한국인이다. 내가 작은 편인가? 주장 박우상 등을 보더라도 키가 크고 신체 조건이 좋다. 그런 태도를 버리지 못한다면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경기를 할 때 그런 부분에선 부족함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평창올림픽에서의 목표는.
"모든 선수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애국심도 강하다. 모든 일은 가능하다. 우리는 승리를 위해 준비하며 최선을 다할 것이다. 프로스포츠에선 경기 시작전부터 패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없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첫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현실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은 누구도 예상 못한 4강 진출을 이뤄냈다. 그런 경기들이 아이스하키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면 어떤한 일도 가능하게 된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프로스포츠에선 준비부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부담과 압박도 느끼겠지만 기대감도 있을텐데.
"여러가지 감정들이 있다. 첫 경험이자 첫 출전이기 때문에 대단한 영광이다. 올림픽 같은 큰 무대에선 선수들이 여러 감정을 느끼게 된다. 감독과 코치진의 역할은 선수들이 큰 무대에 나가서도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선수들은 큰 경기에서 주위 환경과 분위기를 의식하기 보다는 경기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아이스하키를 지켜보고 있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든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것에 지부심과 애국심을 가지고 있다. 결과에 대해서만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각자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다. 큰 부상을 당했던 선수도 있고 부모님과 어렸을 때 헤어졌지만 여기까지 성장한 선수들이 있다. 올림픽에선 그런 선수들의 스토리를 종합해 최선을 다하겠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4년 동안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처음에는 선수들의 정신력과 문화를 변화시키려 집중했다. 1년차에는 선수단의 팀 문화를 변화시켰고 2년차와 3년차에선 유로챌린지 등을 통해 선수들이 상위 레벨로 올라섰다. 경기 템포와 스피드가 빨라졌다.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지난 유로챌린지에선 팀워크를 강조했다. 4년차는 지금까지 배웠던 것을 조합해 올림픽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것이 목표다. 소설로 보면 여러 이야기를 거친 후 이제 클라이막스로 올라서는 시기다. 나의 희망은 소설이 해피엔딩과 함께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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