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2015년 11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개장 경기인 한국과 쿠바의 슈퍼시리즈 1차전이 펼쳐졌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개장 첫 홈런'을 누가 때릴 것인지에 쏠렸다. 하지만 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이는 5일 2차전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진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경기에서도 홈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고등학교 선수들에게 '개장 홈런'을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회 중반으로 접어든 시점. 드디어 개장 첫 홈런이 나왔다. 주인공은 당시 서울고 1학년이었던 강백호. 그는 11월 12일 열린 경기고와의 16강전에서 최하늘을 상대로 우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았던 그는 이후에도 주위의 기대대로 성장을 이어갔고 2018 신인 2차 지명에서 kt에 전체 1번 지명을 받았다. 계약금 4억 5000만원은 1999년 강혁(5억 7000만원)에 이은 역대 야수 계약금 2위에 해당하는 액수다.
마이데일리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초특급 신인' 강백호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동안 '야구선수' 강백호에게 있었던 '그 때 그 순간'들을 살펴본다.
-마이데일리가 창간한 2004년에 우리나이로 6살이었다
"당시 기억은 거의 안난다. 어린이집에 다닐 때였다. 공식적으로 야구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이지만 아버지께서 워낙 야구를 좋아 하시고 사회인 야구를 하셔서 그 때도 공을 잡아 보기는 했던 것 같다.
아버지께서는 30년 정도 사회인 야구를 하셨는데 연세가 있으셔서 이제는 그만 두셨으면 좋겠다. 사회인 야구 경기를 할 때 일부러 나를 데려가려고 하시기도 한다. 자주는 안 가지만 내가 갈 때마다 항상 못 하시더라(웃음) 그래도 이번에는 2부 리그에서 다승왕, 탈삼진, 평균자책점까지 상 3개를 받으셨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야구를 처음 시작했다. 그 때 꿈꿨던 '미래의 강백호'는?
"구체적인 모습 대신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 정도만 있었다. 특별한 생각은 없었다. 대신 요즘 들어 구체적인 꿈이 생긴 것 같다. 이대호 선배님 같이 한국에서 잘해서 일본을 갔다가 미국에 가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야구를 하고 싶다"
-전학을 많이 다녔다(서울 도신초-인천 서림초-인천 서화초-경기 부천북초-경기 부천중-서울 이수중-서울고)
"개인적으로 적응력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경험도 이유 같다. 여러 곳을 돌아다닌 것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야구를 하면서 속 썩인 일이 있었나, 그리고 부모님이 기뻐했던 순간은?
"순탄하게 왔던 것 같다. 중학교 때까지 학교와 야구장, 집만 왔다 갔다 했다. 사춘기도 없었다. PC방도 중3때 처음 갔다. 부모님께서는 항상 내 경기로 인해 기분이 좋고, 기분이 나쁘시다. 부부싸움을 하시다가도 나를 같이 응원하는 과정에서 화해하신다. 그래서 부부싸움을 하셨을 때는 더 잘하려고 집중하는 것 같다(웃음)"
-그동안의 야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고척돔 개장 첫 홈런'이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고 1때부터 풀타임을 뛰어서 한 달 쉬고 한 달을 재활했다. 그리고 청룡기 2주 전부터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그 때 아버지가 거기서(고척돔) 첫 홈런을 치면 좋을 것이라고 하셨다. 첫 경기 때 홈런을 못 때려서 '다른 선수가 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안 나왔다. 사실 16강 때는 3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어서 멘탈이 나갔었다. '한 번 넘기자'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아서 넘어갔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더 한다면 고 2때는 '청소년 대표팀에 무조건 포함돼야 한다. 대표팀에 가서 가치를 올려야 한다'고 하셨다. 내가 경기 하는 것을 보고 부모님께서 좋아하고 행복해 하셔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또 주변분들도 많이 도와주셨다. 운이 좋은 것 같다"
-주변 사람, 팬들, 그리고 구단까지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예민한 편이 아니라 크게 생각해 본적은 없다. 솔직히 신경이 안 쓰인다면 거짓말이고 많이는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어차피 신인인데 1군에서 뛰기만 해도 본전 같다. 잘하면 좋고, 못해도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11월 9일에는 농구장을 찾아 프로농구 특급신인 허훈과 만남을 가졌다
"농구장은 처음 찾았는데 정말 가깝게 보였다. 허훈 선수는 신인이었는데도 단연 튀었다. 키는 생각보다 크지 않더라(강백호 181cm, 허훈 180cm). 경기 전에 함께 사진을 찍고 난 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는데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
[kt 강백호. 사진 = 수원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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