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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케이블채널 엠넷 '더 마스터-음악의 공존'(이하 '더 마스터')의 여섯 명의 마스터는 최소 25년 이상을 각자의 장르에 쏟아온 이른바 '대가'들이다. 이미 각자의 장르의 그랜드 마스터인 만큼 출연 명분을 찾는 게 가장 큰 숙제였을 것이다.
'대중에게 가까이 가는 클래식'을 위해 세계적 소프라노 임선혜는 일년 중 스케줄이 비어있는 한 달을 '더 마스터' 출연에 쏟아 부었으며 최연소 국악 명창 타이틀을 지닌 장문희는 '국악의 진수'를 소개하겠다는 일념 하에 낯선 무대와 음향 시스템에 도전했다.
엠넷 신정수 국장은 마스터들의 출연을 설득하며 음악 경연의 하이라이트인 '순위 나열'을 과감히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공존'이라는 프로그램 기조도 있고 이런 분들을 모셔놓고 탈락을 시키는 게 말이 되나 싶었어요. 마스터들이 1등을 하면 무척 좋아하세요. 임선혜 씨가 클래식으로 첫 1등하고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출연에 대한 후회는 없으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섭외가 손쉽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 최백호의 섭외가 가장 힘들었다는 신 국장은 "대의를 위해 출연을 결심한 대단한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더 마스터'는 순위 나열뿐만 아니라 인터뷰나 자막 등을 마스터의 공연 중 화면에 넣는 것을 철저히 자제했다.
"'더 마스터'의 출연은 명분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장르의 자존심을 걸고 나오신 마스터들이 '공존'이란 취지에 잘 다가갈 수 있도록 약속했던 바를 잘 지키는 게 중요했죠. 특히 6분이 넘는 곡도 있는데 간주를 잘라낸다거나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려요. '나는 가수다' 때는 그럴 사정이 있었지만 '더 마스터'를 맡은 지금은 프로그램이 종영하는 날까지 제 뜻을 지켜보려고 합니다."
'더 마스터'는 전문가 평가단을 배제하고 청중 평가단에 모든 선택을 맡겼다. 제작진은 뮤지컬, 가요, 공연밴드 등에 표가 몰릴 것을 우려했던 만큼 첫 회 결과는 깜짝 놀랄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클래식이 단숨에 1위를 차지한 것.
"전문가 심사위원을 30% 반영하자는 논의도 이뤄졌었어요. '공존'을 앞세우고 한쪽으로만 치우칠 것이 두려웠던 거죠. 근데 마스터들이 대중들하고 더 친해지기 위해 나온 거잖아요. 그런 걸 목표로 하는 분들인데 근본적인 회의가 들더라고요. 애초 시작이 기울어진 운동장일지는 모르겠지만 청중 평가단으로만 가는 게 맞다고 판단했어요."
엠넷의 변화에 시동을 건 '더 마스터'는 3회까지 방송됐다. 향후 마스터들의 구성에 변화가 생기며 한 장르 안에서도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예정. 단 다양한 콘셉트로 엠넷에서 다뤄졌던 힙합은 의도적으로 배제한다.
"앞으로는 젊은 마스터도 보시게 될 것 같아요. 내공이란 걸 무시할 수 없으니 대부분 20년 이상 되신 분들 위주로 섭외하려 하겠지만요. '더 마스터'를 통해 음악 경연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인가 느끼시게 되실 거예요."
[사진 = 엠넷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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