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올 시즌 두산에서 전천후로 활약했던 좌완투수 함덕주(22)가 이를 악물었다. 비시즌 체력 보강을 통해 내년에는 더 이상 지쳐 보인다는 말을 듣지 않겠다는 각오다.
함덕주는 올 시즌 데뷔 후 가장 바쁜 나날을 보냈다.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투구로 마이클 보우덴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고, 불펜과 선발을 오가다 선두 싸움이 한창이었던 9월 말부턴 필승조로 보직을 바꿔 뒷문을 책임졌다. 그 결과 데뷔(2013시즌) 후 최다인 137⅓이닝을 기록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포스트시즌 8경기를 치른 그는 선동열 감독의 부름을 받아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승선해 일본 도쿄돔 마운드를 밟고 왔다.
함덕주는 “이것저것 많이 겪었던 한 시즌이었다. 기복도 있었고, 부상도 있었지만 올해가 내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한 시즌을 되돌아봤다.
다만, 너무 많이 던진 탓이었을까. 한국시리즈부터 함덕주의 구위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플레이오프 4경기를 평균자책점 0으로 마쳤지만 한국시리즈 2, 4차전에서 모두 실점했고, APBC에선 일본전 9회 1사 만루에서 등판해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뒤 연장 10회 우에바야시에게 통한의 동점 3점포를 맞았다. 선 감독은 “정규시즌과 가을야구를 치르면서 지쳐있는 상태다. 쉬어야 한다”라며 대만전과 결승전 그를 내보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함덕주는 “너무 아쉽게 생각한다. 난 분명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안 좋은 모습이 나타났다. 사실 부진이 거듭되면서 ‘내년 시즌엔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리에 스치기도 했다”라고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함덕주는 일단 APBC가 끝난 뒤 체력 보강에 신경을 썼다. “APBC 끝나고 일주일 동안 아무 것도 안 하고 쉬었다. 이후 힘이 떨어진 상태라 보강 운동에 전념했다. 이제 좀 더 휴식을 취하다 12월 중순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할 것이다”라는 게 그의 근황.
함덕주에게 내년 시즌 키워드는 무조건 ‘체력 강화’다. 시즌 막바지부터 들리기 시작한 “체력이 떨어져 보인다”라는 말이 싫었는지 그는 “무조건 체력 보강이 먼저다. 내년에는 지쳐 보인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캠프 때 체력 훈련을 열심히 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아울러, 풀타임 선발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함덕주는 “올해 많이 던졌지만 규정 이닝에 도달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물론 셋업맨, 마무리도 좋은 보직이지만 그래도 내겐 선발이 좀 더 멋있어 보인다”라고 웃으며 “내년에는 선발로 한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어린 선수답지 않은 배짱과 구위에 체력까지 갖춘 함덕주의 모습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함덕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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