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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베테랑, 준척급 FA들에겐 추운 겨울이다.
FA 시장에 12명의 선수가 남아있다. 대부분 특급 FA로 분류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전성기를 지났거나 쓰임새가 애매한 선수들이다. 베테랑 또는 준척급 FA들. 이들은 언제 어느 팀과 도장을 찍을까.
대어급으로 분류된 민병헌(롯데), 강민호(삼성), 손아섭(롯데)은 행선지를 결정했다. 황재균(kt)도 KBO에 정착했다. 김현수의 행보가 미지수지만, 메이저리그 잔류에 대한 뜻을 접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을 눈 앞에 둔 상황. 당장 국내 구단과 계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 시점에서 준척급, 베테랑 FA들의 계약이 이뤄져야 정상이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보상규정으로 이들의 이적은 사실상 쉽지 않다. 구단들의 육성행보가 구체화, 체계화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준척급, 베테랑 FA들은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는 게 쉽지 않다. 최근에는 FA 자격을 얻어도 포기하는 케이스도 종종 나온다.
넥센, 롯데, kt 등은 채태인, 최준석, 이우민, 이대형 등이 타 구단과 계약할 경우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만 받겠다고 직, 간접적으로 선언했다. 사실상 잡지 않거나 계약하더라도 몸값을 대폭 깎겠다는 뜻. 그러나 이들의 올 시즌 연봉 3배를 주고 데려가겠다는 구단은 사실상 없다. 그 금액도 아깝다고 생각하거나, 키워야 할 유망주들을 감안, 영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구단들은 느긋하다. 스프링캠프 2월 스타트가 정착되면서 1월에도 선수단을 정비할 시간이 있다. 어차피 베테랑들, 준척급 FA들의 타 구단 이적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설령 그들을 빼앗겨도 대안을 취하면 된다. 당연히 서두를 필요도, 자체적으로 설정한 가이드라인보다 후한 대접을 할 이유도 없다.
베테랑, 준척급 FA들도 이런 흐름을 잘 알고 있다. 빨리 계약하고 휴식과 새 시즌 준비를 하고 싶겠지만, 원 소속구단과 신중하게 접촉하는 분위기다. 최대한 계약규모가 깎이고 싶지 않은 게 인지상정이다. 물론 "기간, 몸값 등 세부사항에 대해선 꾸준히 대화하고 있다"라는 게 지방구단 한 구단관계자의 말이다.
정의윤이 SK와 4년 29억원에 계약했다. 연봉과 옵션을 똑같이 12억원으로 맞춰 합의를 봤다. 베테랑들, 준척급 FA들 계약의 해법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선 다른 FA들의 계약이 언제 완료될 것인지 점치기가 힘들다. FA 협상 마감일은 없다. 일부는 내년 스프링캠프 직전까지 도장을 찍지 못할 수도 있다.
FA 신분의 선수가 계약을 하지 못하면 시즌 준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휴식 및 운동에 100%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일찌감치 도장을 찍은 권오준(삼성)이나 문규현(롯데), 아예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이용규(한화)가 현명한 선택을 했다는 말도 있다.
KBO FA제도는 기형적인 부분이 있다. 손질이 필요하다. 언론들도 수년째 이 시기만 되면 강조했다. 정운찬 KBO 신임총재 지명자가 KBO 수장이 되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최준석(위), 채태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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