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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3쿼터 최강자. KB는 3쿼터에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KB는 11일 신한은행과의 홈 경기 직전까지 3쿼터 평균 19.25점으로 리그 1위였다. 이 기록은 의미가 있다. 올 시즌 WKBL은 3쿼터에 외국선수 2명이 동시에 뛴다. KB는 박지수와 다미리스 단타스를 보유한 팀. 두 사람이 40분 내내 같이 뛰어도 어지간한 팀은 미스매치가 된다.
하물며 박지수, 단타스에 모니크 커리까지 같이 뛰면 상대팀은 수비가 쉽지 않다. 커리는 거의 국내선수와 매치업되는 경우가 많다. 박지수, 단타스, 커리의 공통점은 높은 BQ다. 상대의 약점을 놓치지 않고 잘 활용한다.
KB는 전반전 내내 신한은행에 고전했다. 카일라 쏜튼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1~2라운드 맞대결서도 그랬다. 쏜튼은 유독 KB에 강했다. 높이 농구의 KB와 WKBL 최고의 얼리오펜스 메이커 쏜튼, 김단비를 보유한 신한은행은 상극이다.
그래도 KB는 1쿼터에 박지수와 단타스의 연계플레이가 돋보였다. 박지수는 곽주영을 상대로 정확한 중거리포를 몇 차례 뽐냈다. 단타스는 박지수의 패스를 받아 3점포를 터트렸고, 스틸에 이어 속공 레이업슛까지 넣었다. 단타스와 박지수를 앞세워 좋은 출발을 했다.
안덕수 감독은 2쿼터 시작하자마자 박지수 대신 김민정을 넣었다. 박지수의 체력안배를 위해서다. 그리고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체력안배로 후반전까지 바라본 전략. 그러나 신한은행은 쏜튼과 곽주영, 김단비가 코트를 넓게 사용하며 손쉽게 깼다. 윤미지가 쏜튼의 득점을 도왔고, 유승희도 쏜튼의 패스를 받아 3점포를 터트렸다. 결국 박지수는 6분13초를 남기고 다시 투입됐다.
이때 함께 투입된 커리가 분위기를 바꿨다. 커리는 상대 수비의 접촉 타이밍에 맞춰 절묘하게 슈잉으로 연결, 많은 자유투를 얻었다. 3점플레이도 두 차례 일궈냈다. 그러나 신한은행의 팀 오펜스도 좋았다. 쏜튼을 앞세운 얼리오펜스, 곽주영의 중거리포를 앞세운 세트오펜스 모두 좋았다. 결국 전반전은 39-39 동점.
KB가 3쿼터에 주도권을 잡았다. 일단 시작하자마자 커리와 단타스가 절묘한 2대2로 점수를 만들었다. 박지수는 수비에서 공헌했다. 르샨다 그레이의 골밑 공격을 두 차례나 막아냈다. 한 번은 블록, 다른 한 번은 턴오버를 유발했다. 단타스는 엔드라인으로 나가는 공을 살려 그레이의 몸에 맞혔다. 2쿼터에 푹 쉰 단타스의 컨디션도 좋았다.
이 과정에서 KB의 사기가 확 올라갔다. 박지수의 절묘한 패스를 커리가 잇따라 3점포로 처리, 스코어를 벌렸다. 커리가 2쿼터와 마찬가지로 신한은행 국내선수들과 매치업 되면서 수 차례 파울을 유도, 자유투로 점수를 만들었다. 신한은행은 기습적으로 지역방어를 꺼냈다. 그러나 KB는 여유 있게 공략했다. 3쿼터에만 21-13으로 리드.
KB는 4쿼터 초반 김보미가 강아정의 어시스트를 3점포로 처리했고, 심성영도 박지수의 어시스트를 3점포로 처리, 흐름을 장악했다. 7분8초전 심성영이 속공을 전개할 때 윤미지가 심성영의 얼굴을 가격, U파울이 선언됐다. 이후 심성영의 자유투와 단타스의 골밑 득점이 결정적이었다. 신한은행은 더블팀을 시도했으나 무위로 돌아갔다. 경기종료 5분3초전 15점차로 벌어지면서 경기가 정리됐다. 이후 단타스가 5반칙 퇴장했으나 큰 의미는 없었다. 결국 KB의 84-68 완승.
KB는 역시 3쿼터에 강하다. 멤버 구성상 그럴 수밖에 없다. 또 하나. KB가 서서히 박지수와 단타스가 쉴 때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날 안 감독은 박지수-단타스 더블포스트 활용시간이 길지 않았다. 박지수는 34분35초, 단타스는 29분28초간 뛰었다. 박지수와 단타스에게 휴식을 줄 때 커리를 활용한 팀 오펜스로 재미를 봤다. 앞으로도 이 부분은 KB의 선두다툼에 아주 중요하다.
한편, 이날 심판의 파울 콜은 평소와 조금 달랐다. 어지간한 접촉에도 파울이 나오지 않았던 올 시즌 추세와는 반대로 파울이 적지 않게 나왔다. 조그마한 불법적인 접촉에 디펜스파울이 적지 않았다. 아무래도 10일 우리은행 나탈리 어천와와 KEB하나은행 이사벨 해리슨 충돌 여파가 없을 수 없었다. 몇 차례 석연찮은 판정도 있었지만, 승패에 크게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커리와 단타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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