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잘 만든 뮤지컬영화는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힘이 있다. 리듬에 몸을 맡기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지치고 힘든 관객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뮤지컬영화의 매력이 ‘위대한 쇼맨’에서 폭발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하게 지내던 바넘(휴 잭맨)은 경제공황으로 다니던 회사에서 하루아침에 해고되자 세상을 놀라게 할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남들과는 다른 특성을 지닌 사람들을 한데 모아 쇼를 만드는 꿈을 실현한 그는 언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한 길로 나간다. 그러나 공연장에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하면서 바넘은 무일푼의 신세로 전락한다.
‘위대한 쇼맨’은 바넘이 온갖 역경을 딛고 지상 최대의 서커스를 성공시키는 과정을 시종 흥겨운 뮤지컬 넘버와 다이내믹한 춤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모두 11곡에 달하는 OST는 극의 스토리와 정확하게 맞물리면서 가슴 벅찬 에너지를 뿜어낸다. 특히 ‘디스 이즈 미(This is me)’는 파워풀하고 박력 넘치는 멜로디,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가사로 뭉클함을 자아낸다.
새장을 박차고 나와 꿈을 펼치라는 메시지가 OST 가사에 실려 올 때마다 온 몸이 짜릿해진다. 바넘이 술집에서 연극 제작자 필립 칼라일(잭 에프론)에게 ‘디 아더 사이드(The Other Side)’를 부르며 새로운 세계를 꿈꾸자고 제안하는 대목은 흥겹고 경쾌한 리듬으로 출렁인다. 인종의 벽을 넘어 사랑을 나누는 칼라일과 앤 휠러(젠다야)의 공중곡예 장면은 그 자체로 황홀한 비주얼을 빚어낸다.
빛이 강렬하면 어둠도 깊어지는 법. 승승장구하던 바넘이 밑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서커스 단원들은 춤과 노래로 재기의 힘을 복돋워준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꿈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해주는 동료의 위로보다 값진 것이 있을까.
꿈과 용기, 희망과 위로, 우정과 사랑이 녹아 있는 ‘위대한 쇼맨’의 밑바닥엔 인생을 즐기라는 메시지가 흐른다.
바넘은 쇼 비즈니스를 사기라고 비판하는 공연평론가에게 한 마디를 던진다.
“공연을 즐기지 못하는 공연 평론가, 그게 사기꾼 아닌가?”
우리네 인생도 그렇다. 이 영화는 ‘이게 바로 나야!’를 외치며 자신의 삶을 즐기라고 외친다. 올해 마지막에 가장 잘 어울리는 뮤지컬영화다.
[사진 제공 = 20세기폭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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