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FA 역대 2위 몸값은 과분하다. LG에서 잘해야 한다."
김현수가 21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 메이플홀에서 LG 트윈스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현수는 2006년 육성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2015년까지 두산에서 개인통산 1131경기에 출전, 타율 0.318 142홈런 771타점 660득점을 기록했다.
김현수는 2015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2016~2017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뛰었다. 2년간 통산 191경기서 타율 0.273 7홈런 36타점 20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KBO리그에 복귀, LG 트윈스와 4년 총액 115억원에 계약했다.
김현수의 LG 입단 기자회견에는 김현수와 LG 스포츠 신문범 사장, 양상문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 차우찬, 유강남, 양석환 등 동료 선수들이 참가했다. 신 사장이 김현수에게 유니폼, 모자를 전달했고, 양 단장과 동료들이 꽃다발을 건넸다.
다음은 김현수와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LG 입단 소감은.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LG 트윈스에 감사 드린다.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주신 두산 베어스 팬들, 관계자들에게 감사 드린다. 미국에 가기 전에 생각한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갔었는데 아쉽다. 그러나 LG가 받아줘서 감사 드린다."
-등번호 22번을 택했다.
"LG 선수들이 사용하지 않는 번호를 달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남은 번호 중 가장 좋아하는 번호가 22번이다. 어릴 때부터 22번을 한 번 달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22번을 달고 있는 모습이 멋있었다."
-표정이 웃지 않다. 솔직한 심정을 말해달라.
"미국에서 잘하지 못한 것도 아쉽고, 팬들에게 미안하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래도 활짝 웃지 못하는 건 아닌데 오랜만에 이런 자리에 와서 긴장이 된다. LG에 정말 감사하다. 두산에도 다시 한번 감사하다."(결국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흘렸다.
"큰 금액을 안겨준 LG에 감사하다. 에이전트가 잘 협상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큰 금액을 제시해주셔서 감사하다. 그만큼 받을 수 있는 선수인지 생각도 해봤다. LG에서 야구를 잘 해야 한다. FA 역대 2위 몸값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과분하다.
-KBO리그 복귀 결심한 계기는.
"에이전트에게 우선 미국으로 가겠다고 했다. 핑계를 대자면,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해 성적이 좋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하려면 2월까지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저것 생각하면 2월 중순부터 시즌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 또 뒤처질 것이라고 봤다. 그리고 야구를 너무 하고 싶었다. 벤치에서 야구를 보다 보니 너무 경기에 나가고 싶었다. 야구가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시즌이다. 경기에 너무 나가고 싶다 보니 돌아오게 됐다."
-2018시즌 어느 정도 성적을 내야 연봉 값을 할 수 있을까.
"얼마만큼 해야 연봉 값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가늠이 되지 않는다. 성적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모범이 돼야 한다."
-LG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내가 할 역할은 내가 정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류중일 감독님이 어떻게 내보내시든 그에 맞는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 중심타선이 아니더라도 경기에만 나갈 수 있다면 그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
-야구계에서 리더십이 좋다는 평가가 있다.
"리더십이라기보다 목소리가 크다 보니 선수들에게 야구장에서 많이 얘기를 하고 들었다. 그걸 좋게 평가하신 것 같다. LG에는 나 말고 리더 역할을 해줄 선수들도 있다. 나는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LG에서 뛴다, 어떤 부분이 설레는가.
-박용택 형, 이동현 형과 야구를 한번 해보고 싶었다. 차우찬도 있고, LG 선수들과의 만남 자체가 설렌다. 계약을 발표한 날 용택이 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해외에 계셨다. 용택이 형이 선수는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야구는 크게 보면 팀 스포츠지만, 개인이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
-LG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은.
"두산 시절에는 별 생각이 없었다. '옆집'이라고 생각했다. 큰 계약을 맺게 해주신 건 이유가 있다.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두산에서 가장 아쉬워한 선수가 있나.
"많은 선수가 아쉬워했다. 잘 갔다고 하신 분도 있었다. 박건우와 룸메이트를 오래 했다. 아쉬워하더라. 아쉽지만, 같이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으니 그때 보자고 말했다."
-혹시 다시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은 생각은 있나.
"기회가 되면 최선을 다하겠다."
-LG에서 어떤 선배가 되고 싶나.
"선배보다는 다 같은 동료이고 싶다. 형, 동생을 따지지 않고 동료로 생각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가족의 격려는 있었나.
"아버지가 잘하라고 했다. 긴 말은 하지 않았다. 복귀를 결심했을 때 잘 했다고 말씀하셨다. 항상 제 의견을 존중하는 분이다."
-메이저리그서 2년간 배우고 느낀 점은.
"솔직히 좀 더 기회를 받을 것이라고 메이저리그에 갔다. 그러나 그건 개인적인 생각이다. 내가 출전했을 때 더 잘해야 했다. 내가 못한 것이다. 미국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루틴이다. 한국에선 나름 루틴이라고 생각하고 야구를 했다. 미국에서 각자의 루틴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 내 루틴은 루틴도 아니었다. 그리고 경기에 나가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깨달았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의 차이점은.
"경기 전 루틴이 게임에도 이어지는 부분이 있더라. 슬럼프가 찾아와도 루틴대로 잘 벗어나더라. 경기장에 매일 나가는 선수들은 자신만의 체력관리법이 있더라. 가장 중요한 건 연습량보다 연습의 질과 체력관리라는 걸 봤고, 느꼈다."
-경험해본 메이저리그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를 해달라.
"연습량은 KBO리그가 더 많다. 스윙매커니즘은 비슷하다. 신체적 측면은 분명 차이가 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음식관리, 체력관리를 철저히 하더라. 그런 것부터 중요시하는 게 중요하다. 힘이 있어야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눈물의 의미는.
"고마운 눈물이다. LG에서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내년 준비는.
"투수의 공을 보지 않은지 시간이 지났다. 준비를 좀 더 잘해야 한다."
-LG 팬들에게 한 마디.
"선수는 열심히가 아닌, 잘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박용택 형의 말씀이 아직도 와닿는다. 정말 잘 하겠다. 기쁜 날인데 기쁨을 표현하지 못해 죄송하다."
[김현수 LG 입단식. 사진 =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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