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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이주우. 우주를 닮은 배우.
영화 '소년'에선 방황하는 청춘의 여고생 수경, MBC 드라마 '돌아온 복단지'에선 야욕의 여인 신화영을 연기했다. 캐릭터의 끝과 끝을 오가며 연기하지만, 정작 직접 만나 본 이주우는 남자친구가 "없다"며 "푸근하고 귀여운 사람이 좋다"면서 얼굴을 붉히는 수줍은 성격이었다.
"악역은 처음이었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정말 고민이 많이 됐어요. 근데, 오히려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말자고 마음 먹게 되니까 대본의 열쇠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화영이가 제일 많이 했던 대사 중 하나가 '난 억울해'였거든요. '그래, 억울하니까 이렇게 행동했던 거야'라고 화영이 행동의 이유를 찾게 됐어요.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이죠."
원래의 꿈은 가수였다. 어릴 적부터 노래하는 게 즐거웠고, 고2 때부터 정식으로 노래를 배웠으며, 한때는 아이돌을 목표로 연습생 생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렇게 사랑하던 노래가 이주우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더 잘해야 되는데' 하는 마음이 드니까 노래를 하는 게 부담스러워지더라고요. 누군가의 앞에서 노래를 하면 '저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싶었어요."
그렇게 꿈에 방황하던 지점에서 만난 게 연기였다. 우연히 배우게 된 연기였지만, 오랫동안 사랑하던 노래에서 잃어버렸던 즐거움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뮤지컬로 무대에 처음 오르던 순간을 그래서 생생하게 기억한다.
"너무 떨렸어요.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닌데, 손이 덜덜 떨리더라고요. 근데요, 1막 1신을 마치고 들어오니까 긴장이 풀린 거 있죠. 노래를 할 때는 저를 압박하는 제 자신이 싫었어요.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요. 연기는 달랐어요. 물론 잘해야 한다는 마음은 있지만,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줬어요. 마치 힐링 받았다고 해야 할까요."
존경하는 배우는 문소리. "나이가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더 무르익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좋아하는 영화는 '허니와 클로버'. "힘들 때마다 보는 영화"라며 '사랑'과 '성장'이 마음을 울린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전 읽은 '천 명의 눈 속에는 천 개의 세상이 있다'란 책을 통해 이주우는 자신이 지닌 연기의 우주를 조금 더 확장했다.
"어릴 적에 수학을 별로 안 좋아했어요.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게 어쩐지 저랑 잘 맞지 않더라고요. 국어는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요."
이주우가 우주에서 유영을 하듯 떠다니다 형형색색의 캐릭터를 만나, 자신만의 해석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되길 기대해 본다. 그때 들려줄 이야기는 지금의 우주보다 더 넓은 이주우만의 우주가 되어 있을 것만 같다.
데뷔 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묻자 이주우가 답했다.
"지금 이렇게 인터뷰 하는 순간이요. 예전에 언젠가 한번쯤 인터뷰를 하게 되면 어떤 말을 하게 될까 상상해봤어요. 그래서 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네요."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영화 '소년' 스틸]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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