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오리온의 KT전 첫 승. 활동량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KT는 5일 SK전 연장 혈투 후유증이 있는 듯했다. 오리온 대릴 먼로의 넓은 시야가 빛을 발했다.
KT 서동철 감독은 6일 오리온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마커스 랜드리 대신 쉐인 깁슨을 먼저 내보낸다"라고 말했다. 한희원까지 선발로 내세우면서 스몰라인업을 구축했다. 그럴 만했다. KT는 5일 SK전서 연장 혈투를 벌였다. 김선형에게 49점을 내준 끝에 45분 승부서 패퇴했다.
랜드리는 무려 41분15초간 뛰었다. 새 외국선수 깁슨이 많은 시간을 소화할 수 없었다. 더구나 랜드리는 나이가 적지 않다. 또 다른 베테랑 김영환도 34분35초간 뛰었다. 젊은 최성모와 양홍석도 36분47초, 36분56초간 뛰었다.
백투백 스케줄. 그것도 원정으로 이어지는 스케줄이다. 잠실과 고양의 거리가 멀지 않았지만, 그래도 부담스러운 건 어쩔 수 없다. 많은 활동량과 간결하고 날카로운 얼리오펜스를 자랑하는 오리온이 이 부분을 놓칠 리 없었다.
서 감독의 스몰라인업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1쿼터 초반 곧바로 랜드리가 들어왔다. 랜드리, 김영환, 양홍석 위주로 특유의 포워드 농구를 펼쳤다. 그러나 오리온 역시 최진수, 허일영, 대릴 먼로 등 장신 포워드가 즐비하다. 미스매치 공격을 거의 할 수 없는 상황. 그만큼 스크린을 걸고 많이 움직이며 찬스를 봐야 했다. 올 시즌 1~3라운드서 오리온을 모두 이긴 건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날 KT 특유의 기민한 움직임, 많은 활동량은 자취를 감췄다. 1쿼터서 대등한 승부를 했으나 2쿼터 중반부터 서서히 힘이 달리기 시작했다. KT보다 하루 더 쉬고 경기에 나선 오리온이 상대적으로 체력 우위를 보였다. 오리온은 하루를 더 쉰데다, 이틀 전에도 고양에서 경기했다.
오리온은 먼로를 앞세운 특유의 팀 오펜스를 가동했다. KT 김현민과 랜드리는 먼로를 제어하지 못했다. 수비 응집력이 떨어졌다. 2쿼터에는 먼로와 시거스가 잇따라 연계플레이를 선보이며 스코어를 쭉쭉 벌렸다. 코트를 넓게 활용, 코너와 45도 지역에서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 활동량이 떨어진 KT는 오리온의 폭 넓은 움직임을 제어하지 못했다. 최근 오리온에 서서히 적응하는 시거스는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외곽 공격이 조화를 이뤘다. 먼로와 시거스, 박재현과 먼로, 김강선과 먼로의 날카로운 연계플레이가 연이어 나왔다.
또한, 오리온은 제공권서 KT를 압도했다. 공에 대한 위치선정, 순간적인 반응이 KT보다 빨랐다. 체력의 차이였다. 특히 오리온은 공격리바운드를 더 많이 잡으면서 2차, 3차 공격기회를 잡았다. 시거스, 박상오, 김강선 등이 꼬박꼬박 점수로 연결했다. KT로선 맥 빠진 순간.
오리온은 특유의 속공과 얼리오펜스로도 차곡차곡 달아났다. 많은 리바운드가 속공과 얼리오펜스로 이어졌다. 체력적으로 힘든 기색을 보인 KT는 수비포지션을 잡는데 시간이 걸렸다. 속공, 얼리오펜스, 세트오펜스 모두 우세. 순식간에 20점차 이상 벌어졌다. 3쿼터를 73-51로 마쳤다. 4쿼터는 가비지 타임. 95-75 완승.
KT는 설상가상으로 외곽슛 확률도 크게 떨어졌다. 이래저래 되는 게 없는 경기. 체력적 여파로 슛 밸런스가 흔들린 듯했다. 리바운드, 공격 정확성, 수비 응집력 모두 떨어지면서 완패를 경험했다. 공동 4위 KCC와 KGC에 0.5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자칫하다 중위권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부상자도 적지 않다. 위기다.
[먼로.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