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안경남 기자] “손흥민은 톱 플레이어다. 하지만 축구는 한 명이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경기 전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손흥민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전담 마크를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 아마도 자신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6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황의조, 김민재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3연승을 달린 한국은 승점 9점으로 중국(승점6)을 제치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축구는 11명의 스포츠지만, 때로는 1명에 의해 결과가 좌우되기도 한다. 이날 경기가 그랬다. 당초 예상을 깨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한국이 터트린 2골에 모두 관여하며 중국전 완승을 지휘했다.
전반에는 환상적인 개인 기술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후반에는 아름다운 코너킥으로 김민재의 헤딩 추가골을 도왔다. 손흥민의, 손흥민에, 손흥민을 위한 경기였다.
사실 출전 자체가 어려웠다. 불과 3일전 소속팀 토트넘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를 풀타임 소화하고 벤투호에 합류했다. 이전에는 박싱데이부터 강행군을 치렀다. 그런데 손흥민은 겨우 이틀 쉬고 중국전에서 88분을 뛰었다.
리피 감독은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에 대해 “톱 플레이어”라고 높이 평가했다. 토트넘에서 활약도 언급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정말 선발로 나와서 이렇게 잘할거라곤 전혀 생각지 못 했을 것이다.
실제로 리피 감독은 손흥민이 88분을 뛰고 교체되어 나올 때 중국 선수가 아닌 손흥민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감독이 상대 선수를 그렇게 오랫동안 쳐다보는 건 극히 드문일이다. 유럽에서 산전수전 공방전을 다 겪은 백전 노장 감독에게도 손흥민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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