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X설경구X천우희 "나의 '우상'? 연기…좋다가도 죽고 싶어" [MD현장]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나의 '우상'? 연기"(설경구·천우희·한석규)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우상'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이수진 감독과 주연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배우들은 이미 충무로 '연기 신(神)'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연기 열정을 과시, 눈길을 끌었다.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세 배우는 "'우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입을 모아 "연기"라고 답하며 그 열정을 엿보게 했다.

설경구는 "나이를 먹어도 연기를 모르겠다. 전에는 정말 뭣도 모르고 했다면, 나이가 들면서 조금 알아간 지금도 힘들어지고 한계에 부딪혀 포기하고 싶고, 때로는 또 좋다가도 죽고 싶고 그런 게 연기다. 아직도 해결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천우희는 "제 우상 역시 '연기'라며 "저에게 연기란 맹목적이고 극단적으로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 것이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완벽한 연기란 있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거기에 도달하려고 한다"라며 연기를 하다 보면 맹목적으로 변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러자 한석규는 "우리는 그저 정성을 다해 꾸준히 연기하는 것이라는, 그런 생각이 든다. 최근 다른 작품에서 작업한 최민식과도 그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연기란 '정성을 다해 애를 쓰는 것이구나'라고 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상' 촬영 당시 겪은 천우희와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는 "천우희의 발톱 사이에 주사를 주입하는 신이었다. 약속된 주사기를 발톱에 찌르는 것이었는데, 착오가 잇었는지 진짜로 들어간 거다. 그때 또 저는 안경을 벗고 있었고 천우희가 아주 발악을 하길래 '정말 리얼하게 리액션을 잘하는구나'라고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좋다고 발버둥 치는 천우희의 발을 잡고 더 찔렀다. 그 순간 천우희가 잘못됐다고 소리쳤으면 NG가 됐을 텐데 애가 그런 말을 안 하는 거다"라고 놀라워했다.

한석규는 "저희 이 연기자들은 이렇게 미련할 정도로 연기라는 일에 애쓴다. 자기 것을 다 담아내려고 정성을 들여 애를 쓸 뿐이고, 늘 그것에 대해 괴로워하고 자학하고 그런다"라고 얘기했다.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도의원 구명회(한석규)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유중식(설경구)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최련희(천우희),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3월 개봉 예정.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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