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결국 '박지수 효과'가 KB의 우승숙원을 풀었다.
KB가 2006년 여름리그 후 13년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KB의 정규시즌 우승은 우리은행의 정규시즌 및 정규시즌-챔피언결정전 통합 7연패를 저지했다는 의미다. 우리은행 왕조를 잠재우고 KB의 우승을 이끈 결정적 요인은 역시 박지수다.
박지수는 입단 세 번째 시즌에 KB를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박지수는 매년 발전하고 있다. 작년에는 WNBA까지 경험했다. WNBA의 경험이 박지수의 기술적 발전으로 이어진 건 아니다. 그러나 정신적 성장, 경험에서 나온 여유가 분명히 있었다.
박지수는 데뷔 후 좋은 어시스트 센스, 세로 수비력에 비해 1대1 공격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포스트업의 빈도가 떨어지고, 자세가 높은 약점이 지적됐다. 더구나 지난 시즌 WNBA와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테네리페 월드컵을 거치며 체력관리가 되지 않았다. 시즌 초반 박지수는 미드레인지에 나와 어시스트를 즐기거나 중거리슛을 던지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미스매치인데도 포스트업을 하지 않고 외곽으로 패스를 빼는 모습도 있었다.
물론 수비력과 제공권 장악도 여전했다. 전반적인 경기력은 괜찮았다. 그러나 득점력이 부족했고, 이 부분은 KB가 우리은행을 따돌리지 못하는 결정적 원인 중 하나였다. 박지수 효과는 있었지만, 극대화하지 못했다.
그런데 올스타브레이크 전후로 확 달라졌다. 게임체력이 올라오면서 박지수가 골밑을 비비는 빈도가 부쩍 높아졌다. 스텝을 길게 밟는 포스트업으로 상대를 압도했고, 야투율이 올랐다. 팀 득점력도 올라갔다.
그리고 외곽 롤 플레이어들과의 스페이스가 정리됐다. 그리고 안덕수 감독이 심성영을 스팟업 슈터로 돌리면서 강아정, 염윤아와의 역할을 확실히 분담했다. 박지수도 살고, KB도 살았다. 박지수의 파괴력이 올라가면서 상대 외국선수의 수비 부담은 더욱 높아졌고, 국내선수를 상대하는 카일라 쏜튼의 파괴력도 극대화됐다. 이러면서 우리은행 3광의 위력까지 집어삼켰다.
수비 역시 시즌 중반 이후 스위치디펜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박지수는 빅맨 치고 발이 빠르다. 외곽까지 적절히 커버하며 팀 수비력을 끌어올렸다. 스위치뿐 아니라 헷지 역시 좋았다. 시즌 막판 우리은행이 모니크 빌링스를 영입할 때, 완벽한 2대2 수비로 빌링스와 우리은행 국내선수들의 공격을 봉쇄했다.
결국 KB는 시즌 막판 13연승을 내달리며 선두독주를 시작했다. 시즌 막판 우리은행을 압도한 끝에 우승컵을 들었다. 우리은행과의 1~2라운드 맞대결서 패했으나 3~7라운드 맞대결을 잇따라 잡아냈다. 박지수가 우리은행의 골밑을 완벽히 장악했다. 우리은행은 박지수 수비에 집중하다 쏜튼과 강아정, 염윤아, 심성영의 외곽포도 막지 못해 무너졌다.
모든 시작이 박지수 효과였다는 걸 무시할 수 없다. 박지수는 3일 KEB하나은행전 직전까지 올 시즌 32경기서 평균 13.3점(8위), 11.7리바운드(2위), 3.2어시스트(9위), 1.9블록슛(1위), 1.4스틸(8위), WKBL 공헌도 1068.10점(2위)을 기록했다. 생애 첫 정규시즌 MVP를 예약했다.
[박지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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