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한석규X설경구X천우희, 144분 '시간 순삭' 폭발적인 앙상블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충무로 대표 배우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가 신작 '우상'에서 폭발적인 연기 시너지로 심장이 멎을 듯한 서스펜스를 선사했다. 휘몰아치는 전개와 명품 열연에 러닝타임 144분을 시간 '순삭'(순간 삭제)시키는 마법을 경험하게 했다.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우상'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이수진 감독과 주연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등이 참석했다.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도의원 구명회(한석규)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유중식(설경구)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최련희(천우희),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14년 장편 데뷔작 '한공주'(2014)로 국내외 유수 영화제를 휩쓴 이수진 감독의 차기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우상' 역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진출, 탁월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제69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 공식 초청작으로, 최근 열린 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뜨거운 관심 속에 상영된 바 있다.

이수진 감독은 "한국 사회의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걸 보면서 그 시작이 어딜까 하는 고민을 한 적이 있다. 이런 제 나름대로의 생각이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상'은 관객분들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며 "믿고 있는 신념이 맹목적으로 바뀌게 되면 그것 또한 우상으로 변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나 역시도 맹목적으로 특정인을 지지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특히 '우상'은 한석규와 설경구의 데뷔 첫 연기 호흡으로 영화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었다.

한석규는 극 중 아들의 사고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도의원 구명회의 내적인 갈등과 혼란을 밀도 있게 표현했다. 그는 "비겁한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었다. 구명회가 바로, '살아남는다'라는 한 가지 목표를 완성하기 위해 전력 질주하는 비겁한 인물이다. 단 한 번도 옳은 결정을 하지 않고 탐욕을 향해서만 달려나간다. 그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비겁하게 폭주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관객분들이 금방이라도 부서질 수 있는 허상을 향해 달리는 구명회를 보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보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설경구는 아들이 죽고 진실을 파헤치는 아버지 유중식 역을 맡아 처절한 부성애를 분노와 애달픔, 절망 등 복잡한 심경을 담아냈다.

그는 "'우상' 책(대본) 자체가 집요해보였다"라면서 "사실 처음 읽었을 땐 유중식이 왜 이런 선택을 하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웠고 잘 모르겠더라. 캐릭터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라고 얘기했다.

그는 "또 유중식은 메인 캐릭터임에도 물음표를 돌파하지 못하고 리액션을 한다. 그런 점도 재밌게 다가왔다"라고 답했다.

천우희는 미스터리 여인 최련화로 분해 등장과 동시에 숨죽이게 만드는 미스터리한 여인을 완벽 소화했다. 한석규와 설경구에 뒤지지 않는 존재감을 발휘,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천우희는 이수진 감독을 향한 깊은 신뢰감을 드러내며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수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 '한공주'로 제35회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천우희는 "이수진 감독님의 작품이라서 무조건 하고 싶었다"라며 "시나리오가 갖고 있는 집요함과 캐릭터의 강렬함도 끌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땐 두렵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감독님이 저를 '한공주'와는 다른 느낌으로 또 어떻게 변신시켜줄지 궁금했다. 캐릭터, 시나리오, 감독님, 한석규·설경구 두 선배님 때문에 '우상' 출연을 안 할 수가 없었다"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우상'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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