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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이후광 기자]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2시즌 만에 다시 팀을 정규시즌 정상으로 올려놨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의 원정경기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016-2017시즌 이후 2시즌 만에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V리그 출범 후 통산 5번째(2005-2006, 2006-2007, 2007-2008, 2016-2017, 2018-2019) 우승이며, 박 감독은 2014-2015시즌 부임 후 팀을 두 번째 정규시즌 정상으로 이끌었다. 시즌 21승 9패(승점 62).
지난 시즌 최하위로 자존심을 단단히 구긴 흥국생명이 다시 일어섰다. 풀타임을 소화한 톰시아를 비롯해 김세영, 김미연, 이주아 등 새 전력들이 시너지 효과를 냈고, 프로 5년차 이재영은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V리그 정상급 리베로로 꼽히는 김해란의 헌신적인 디그 역시 우승의 밑바탕으로 작용했다.
흥국생명은 2006-2007시즌 이후 12시즌 만에 통합우승을 노린다. 2년 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한 아픔을 씻어낼 절호의 기회다. 마지막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2008-2009시즌이었다.
다음은 박미희 감독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
“30경기를 하기가 쉽지 않다. 가치가 있는 것 같고 2년 전 챔프전 우승을 못했기 때문에 마지막에 웃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오늘 기쁘기도 하지만 아주 마음 놓 고 기뻐할 수 없는 이유가 챔프전을 잘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내일 하루만 쉬고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
-최하위와 1위를 모두 경험했다.
“스포츠가 그런 것 같다. 공부와 달리 선수가 준비돼야 하고 거기에 따라 많은 훈련, 호흡 등이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시즌 때부터 선수들끼리 큰 문제없이 서로 격려해주면서 훈련했던 게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
-2년 전과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
“기술적인 면보다는 상대 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또한 외국인선수의 역할이 미미해 이재영 선수 점유율이 높았다. 체력 회복이 중요하다. 아마 승점 1점 때문에 경기를 계속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힘들었을 것이다. 잘 추슬러서 챔프전까지의 시간을 보약처럼 써야할 것 같다.”
-톰시아 경기력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올려야 한다. 본인이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대화를 통해서 이겨낼 수 있게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체력이다. 챔프전은 하루 쉬고 하루 경기하는데 그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세터 조송화가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는데.
“늘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조송화 선수가 며칠 사이에 장염 때문에 밥을 거의 못 먹었다. 3kg 정도 빠졌다. 차라리 지금 아파서 다행이다. 병원을 계속 다녀서 힘겨웠다. 다행히 김다솔 선수가 힘들 때마다 들어가서 백업 역할을 잘해줬다. 조송화, 톰시아, 이재영의 회복이 필요할 것 같다.”
-우승하고도 선수들의 세리머니가 크지 않았다.
“이겨도 본전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사실 양효진이 있을 때도 5전 전승이었는데 없는 데도 못하면 말이 안 된다. 그것 때문에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하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올해 현대건설전은 한 세트밖에 안 내준 것이다.”
-누가 챔프전에 올라왔으면 좋겠나.
“그것보다 많이 하고 올라왔으면 좋겠다. 두 팀의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챔프전은 누구를 상대하든 똑같다.”
-김해란, 김세영 등 베테랑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이 선수들에게 어려울 때마다 의지를 많이 한다. 늘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켜줬다. 힘들어도 힘들다고 안 했다.”
-만일 오늘도 승점을 따지 못했다면.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 한다(웃음). 끔찍한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정규시즌 MVP는.
“특정 선수를 뽑을 수는 없다. 각자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 이재영 선수가 너무나도 꾸준히 잘해주고 있다. 많은 팬들이 격려를 해주시는데 반면 열정적인 선수한테 칭찬을 못 해주면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다.”
-이재영의 성장세를 평가한다면.
“잘하고 있지만 가끔 집중력이 떨어질 때도 있다. 지도자 입장에선 칭찬도 많이 하지만 이런 것들도 이야기한다.”
-시즌 초반 우승 후보라는 타이틀에 대한 부담이 컸을 텐데.
“우리는 그렇지 않은데 남들이 그렇게 이야기했다. 우리는 조용히 하고 싶었다. 초반 여러 시행착오가 있으면서 실망스러운 반응이 많았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가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두 번째 온 기회이기 때문에 챔프전에 잘하고 싶다.”
-여성 지도자로서 정규시즌 두 차례 우승을 일궈냈다. 자부심이 클 것 같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이 질문을 들으니 그런 것 같다. 내가 제일 좋지만 나머지 후배들이 지도자를 계속 꿈꿀 수 있다는 게 좋다. 나와 이도희 감독이 현장에 없다면 구단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 쉽지 않은데 나와 이 감독 둘 다 있으니 진짜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꿈을 키워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박미희 감독.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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