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고동현 기자] 결과도, 내용도 완벽하다.
박민호(SK 와이번스)는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시범경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등판, 1⅓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1992년생 우완 사이드암인 박민호는 2017년과 2018년 상무에서 군 복무를 했다. 제대 이후 지난 시즌 막판 곧바로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상무 시절인 퓨처스리그에서는 호투를 이어갔지만 1군에서는 3경기 평균자책점 15.43에 그쳤다.
절치부심한 박민호는 지난해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알찬 겨울을 보냈다. 덕분에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는 MVP가 되기도 했다.
시범경기에서 그동안의 노력이 조금씩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12일 KIA전에서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 14일 한화전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2경기 모두 위기 때 나와 흔들리지 않았다.
1사 1, 3루에서 등판한 12일에는 야수 실책 속 앞선 투수가 내보낸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였지만 이후 두 타자를 삼진과 내야 땅볼로 막았다. 14일 한화전에서도 1사 1, 2루 위기 때 등판해 김태연을 병살타로 솎아냈다.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중간계투가 가장 좋아진 부분이다"라며 "특히 젊은 투수들이 좋아서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박민호의 이름도 빼놓지 않았다.
박민호는 이날도 기대에 부응했다. 앞선 2경기와 마찬가지로 이날 등판 역시 위기 때 이뤄졌다. 팀이 4-2로 추격을 허용한 5회말 만루에 등장했다.
흔들리지 않았다. 첫 타자 윤석민을 2루수 앞 땅볼로 막고 실점 없이 5회를 마쳤다.
6회에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선두타자 오태곤에게 1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빗맞은 타구가 1루수 박정권 키를 넘긴 것이었다.
이후 '땅볼 머신' 모드였다. 대타 이대형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배정대와 대타 유한준은 모두 3루수 앞 땅볼로 돌려 세웠다. 제대로 맞은 강습타구가 아닌, 말 그대로 평범한 땅볼들이었다.
더욱 인상적인 점은 단순한 결과만이 아닌, 모든 타자와의 대결에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2구만에 끝낸 윤석민과의 승부를 제외하고는 6회 만난 네 명의 타자를 상대로 3구까지의 대결에서 모두 볼카운트 1-2를 만들고 범타를 유도했다.
1⅓이닝 무실점. 이날 결과로 박민호의 시범경기 성적은 3경기 2⅔이닝 무실점이 됐다.
물론 시범경기 때 모습이 정규시즌 때 그대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의 연이은 호투로 코칭스태프 눈도장을 찍은 것만은 분명하다.
SK는 김주한, 백인식이 지난해 수술을 한 관계로 당분간 마땅한 사이드암 투수가 없는 상황이다. 박민호가 시범경기에서의 호투를 시즌 때도 이어가며 코칭스태프의 사이드암 투수 고민을 덜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 박민호.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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