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 이닝씩 자르려고 한다."
키움은 23일 롯데와의 개막전서 깔끔한 계투가 돋보였다.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5이닝 3실점한 뒤 1점 앞선 6회말부터 김상수~한현희~이보근~조상우가 1이닝씩 무실점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 사이 타선이 2점을 더 뽑아냈다. 키움으로선 가장 이상적인 경기.
개막전 불펜운용이 필승계투조 운용의 베스트 플랜이었다. 장정석 감독은 "되도록 한 이닝씩 자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불펜을 가동하면 이닝 종료와 함께 해당 투수를 교체한다는 뜻. 즉, 이닝 시작과 함께 새로운 불펜 투수를 내겠다는 것. 달리 말해 해당 이닝을 마친 불펜 투수에게 투구수, 소화한 이닝을 떠나 다음 이닝을 다시 준비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유가 있다. 일단 올 시즌 키움 필승계투조의 양과 질이 리그 최상이다. 마무리 조상우에 우완 김상수와 이보근, 사이드암 한현희, 좌완 오주원까지 필승계투조가 무려 5명이다. 이들은 좌우타자 편식이 없다.
물론 개개인이 2이닝 이상 소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불펜 투수가 1이닝씩만 던져도 5이닝을 분담할 수 있는 상황서 굳이 개개인에게 체력적,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줄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다. 페넌트레이스는 마라톤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 하나는 불펜 투수의 미묘한 준비과정과 루틴이다. 장 감독은 "불펜 투수는 선발투수와 준비 루틴이 또 다르다"라면서 "우리 팀의 경우 좋은 투구를 한 불펜투수가 이닝을 마무리하고 다음 이닝을 다시 들어갈 때 다시 좋았던 적이 거의 없었다"라고 돌아봤다.
즉, 좋은 투구밸런스를 1이닝 이상 끌고 가는 게 쉽지 않다는 뜻이다. 불렌 투수가 등판해서 해당 이닝을 마친 뒤 다음 이닝까지 대기시간이 있다. 길 수도 짧을 수도 있다. 선발투수의 경우 적절히 관리하는 루틴, 노하우가 있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100% 힘을 쏟아야 하는 불펜 투수의 경우 좋은 감각을 다음 이닝까지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장 감독 논리다.
그래서 장 감독은 이닝 중간에 투입된 첫 번째 구원 투수가 설령 공 2~3개로 해당 이닝을 마쳐도 다음 이닝에는 되도록 다시 투입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게 할 경우 최상의 플랜이 개막전처럼 불펜 투수 한 명이 1이닝씩 맡는 것이다. 사실상 개개인이 1이닝 이상 소화하지 않는다.
물론 장 감독은 "불펜 운용이 뜻대로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개개인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이닝 중간에 교체하거나 1이닝 이상 끌고 가야 하는 상황도 분명히 생길 것이다. 또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해서 결과가 나쁘게만 나오지도 않는다"라고 말했다.
실제 마무리 조상우의 경우 좀 더 페이스가 올라오고 안정감을 찾으면 "4~5타자 정도 상대하게 할 생각이 있다"라는 게 장 감독 계획. 그럴 경우 조상우는 8회를 마치고 잠시 숨을 고른 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야 한다. 필승계투조가 아닌 투수들을 이렇게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실제 24일 부산 롯데전 추격조 기용은 필승계투조 운용 원칙과 달랐다)
조상우를 제외한 필승계투조 4인방은 되도록 이닝 종료와 함께 교체하겠다는 방침이다. 그게 장기적 관점에서 체력관리, 밸런스와 흐름 유지 차원에서 이상적이라는 뜻이다. 양적, 질적으로 풍부한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장 감독의 불펜운용 방침이 올 시즌 키움의 성적에 직결될 수 있다.
[이보근(위), 오주원(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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