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5선발 1+1, 부작용도 극복해야 한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부작용도 극복해야 한다.

롯데의 5선발 1+1. 시작부터 쓴맛을 봤다. 28일 부산 삼성전 선발투수 윤성빈은 ⅓이닝 3볼넷 3실점으로 무너졌다. 등판하자마자 볼넷, 폭투로 크게 흔들렸다. '+1' 송승준이 급히 몸을 풀고 올라와야 했고, 강민호에게 스리런포를 맞고 맥이 풀렸다.

두 명의 5선발 요원이 1회에만 합작 4실점. 송승준이 4회까지 버텼으나 2점을 더 내주면서 손쉽게 승기를 내줬다. 두 명의 선발투수가 고작 4이닝을 소화했다. 필승계투조가 나올 수 없었고, 뒤늦게 추격했으나 연이틀 패배.

5선발 1+1은 세계야구에 전례 없는 새로운 시도다. 양상문 감독의 의도대로 풀리면 걱정할 게 없다. 윤성빈, 송승준, 박시영, 김건국을 고루 활용하며 개개인의 체력도 세이브하고, 상대 팀을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다. 선발진 후미의 약점을 완벽히 메울 묘수가 된다.

그러나 야구는 늘 계산대로 풀리지 않는다. 첫 판부터 꼬였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 롯데가 1+1의 부작용을 수습하고, 적응해나가는 것이다. 전례 없는 시스템이다 보니 부작용 극복에 대한 모델까지 제시해야 한다.

일단 두 명의 선발요원 모두 제 몫을 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투수 소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두 명의 선발투수가 최소 5이닝도 채우지 못하면 선발 한 명을 투입하는 것만 못하다. 그만큼 단기적으로 전체적인 투수진 운용의 폭이 좁아진다. (가뜩이나 롯데는 27일 부산 삼성전서 무려 23점을 내주며 투수 소모가 컸다. 윤성빈과 송승준이 이닝을 최대한 소화해야 했으나 양 감독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5선발 1+1 다음 경기에는 어지간하면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가 나간다. 실제 29일 잠실 LG전 선발 역시 레일리의 몫. 1+1이 실패할 경우 그만큼 레일리의 부담이 커진다. 양 감독으로선 마운드 및 엔트리 운용의 틀을 수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만약 양 감독이 다음 5선발 1+1 등판일에 맞춰 박시영과 김건국을 활용할 경우 윤성빈과 송승준이 굳이 1군 엔트리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최소 열흘간 등판 기회가 없기 때문). 그 사이 다른 투수나 야수를 활용하면서 전력 강화를 꾀할 수 있다.(박시영과 김건국도 등판일에 등록하면 된다)반대로 윤성빈과 송승준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준다면 투입 순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또 하나.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는 4선발 장시환. 상대적으로 불안정성이 큰 5선발 1+1. 롯데는 삼성에 2연패하며 뼈 아픈 교훈도 얻었다. 그만큼 야수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초반부터 점수를 뽑아주면 5선발 1+1도 수월하게 투구할 수 있다. 안정된 수비는 말할 것도 없다. 첫 경기는 그런 점에서 미흡했다.

5선발 1+1은 이제 막 시작을 알렸다. 첫 경기서 실패했다고 해서 지나치게 비관적인 시선을 보낼 필요도 없다. 윤성빈과 송승준이 다음 등판서 호투할 수도 있고, 박시영과 김건국의 투구내용도 지켜봐야 한다. 다만, 잘 풀리지 않았을 때 그 부작용을 극복하는 것도 고스란히 양 감독과 선수들의 몫이다. 이 부분 역시 올 시즌 롯데의 성적에 큰 영향을 줄 게 분명하다.

[윤성빈(위), 송승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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