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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민혜 객원기자] 박찬욱 감독이 '리틀 드러머 걸' 연출 소감을 전했다.
29일 저녁 방송된 종편채널 JTBC '방구석1열'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첫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을 최초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는 박찬욱 감독 사단으로 알려진 정서경 작가와 류성희 미술 감독, 박찬욱 감독의 최측근 임필성 감독이 함께했다.
박찬욱 감독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야기를 다룬 '리틀 드러머 걸'에 대해 "한국인이기 때문에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장점만큼이나 익숙한 이야기라서 내 이야기처럼 다룰 수 있는 담대한 면도 있다. 배우들도 이스라엘 배우와 팔레스타인 배우들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배우는 이 작품 하면서 바뀐 사람도 있다. 서로 친구가 된 배우들도 있다. 흥미로운 케이스는 미셸 역을 맡은 배우가 팔레스타인 사람인데 이스라엘에 산다. 이스라엘 학교의 유일한 팔레스타인 학생이다. 이 작품 끝나고 연극을 했는데 '베니스의 상인'에서 유대인 역을 맡았다고 한다. 유대인 역을 맡은 최초의 팔레스타인 학생"이라고 전했다.
임필성 감독은 주연인 플로렌스 퓨에 대해 "플로렌스 퓨는 가수로 데뷔했다. '레이디 맥베스' 봤을 때 천재 영국 배우가 나왔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레이디 맥베스'를 런던에서 보고 아침을 같이 먹었다. 얼굴은 어린데 속이 깊고 통찰력 있는 배우였다. 내가 감독이 될지 안 정해진 상태에서 방송사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는데 내가 플로렌스 퓨를 제안했더니 방송국 측에서도 같은 생각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임필성 감독은 "심의를 지켜야 하는 게 있지 않나. 플로렌스 퓨가 외신 인터뷰에서 밝힌 일화가 있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방송은 심의를 준수해야 한다. 정사 장면을 촬영한 후에 일어나서 어디 가야 하면 알몸이 보이니까 옷을 입고 자는 거로 하자니까 플로렌스 퓨는 그런 상황에서 옷을 입고 자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하더라. 나는 어떻게 하라고"라며 털어놨다.
그런가 하면 정서경 작가는 '리틀 드러머 걸'에 대해 "이 작품은 '아가씨'와 비교가 될 거 같은데 '아가씨'에도 '리틀 드러머 걸' 마티와 같은 후지와라 백작이 있다. 배우이자 에이전트인 숙희가 등장한다. 숙희가 뭔갈 할 때 연기 수업을 회상하는 교차 편집이 있었다. 감독님이 그 장면을 될 수 있는 한 많이 쓰자고 했었다"며 "신 번호가 늘어나는 게 좋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서경 작가는 "감독님이 교차편집을 탐욕스럽게 좋아한다. '리틀 드러머 걸'에서 그걸 이뤘다"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은 드라마 로케이션 촬영에 대해 "영국, 체코, 그리스에서 로케이션을 촬영했다. 실제로 중동 쪽엔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극 중에서 가디가 찰리를 유혹하기 위해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게 있다. 신전이 나온다. 연기와 진심이 섞인 장면이다. 다소 오글거릴 수 있어도 낭만적인 게 필요했다. 이 장면이 낭만적일 수록 공작이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됐을 때 실망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류성희 미술감독은 "영국 유럽 디렉터들이 했으면 '과연 이런 걸 했을까' 싶을 정도로 박 감독님 스타일이라고 느꼈던 게 이 이야기는 컬러풀하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좋아해서 감독님이 들어왔는데 안 했다고 해서 많이 아쉬워했다. '리틀 드러머 걸' 연출 소식 들었을 때 팬의 입장에서 너무 궁금했다"고 털어놨다.
박찬욱 감독은 "미술감독을 할 때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한 사람 데려와 달라고 했다. 그 사람 만나자마자 '어떻게 하면 그 영화와 다를 수 있을까'라고 물으며 시작했다. 존 르 카레 작품이지만 다르게 연출하려고 했다. 정말 즐겁고 창조적인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사진 = JTBC '방구석1열' 방송화면]
장민혜 객원기자 selis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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