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우리 팀이 바뀌고 있다."
SK는 지난 29일 고척 키움전에 앞서 전반적인 타격 침체에 빠져있었다. 팀 타율은 .211로 LG와 함께 리그 최하위였던 상황. 물론 탄탄한 마운드와 득점권 집중력으로 개막 후 5경기서 4승을 챙겼지만 염경엽 감독은 “이제는 타선이 터질 때가 되지 않았나. 감독도 편하게 야구를 하고 싶다”고 웃으며 답답한 마음을 표현했다.
전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1회 한동민-김강민의 연속안타로 1사 1, 2루 찬스를 맞았지만 제이미 로맥이 병살타로 물러났고 3회 무사 1, 2루에선 한동민-김강민-로맥의 중심타선이 모두 침묵했다. 여기에 에이스 김광현이 1회 2실점하며 답답한 흐름 속 0-2 열세로 초반을 치렀다.
SK의 추격 키워드는 ‘세밀함’이었다. 홈런의 팁답지 않게 철저한 팀배팅과 기다림으로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나갔다. 타율 .050의 침체에 빠져있던 최정이 4회 1사 후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골라냈고 정의윤의 2루타에 이어 최항이 유격수 땅볼로 첫 타점을 올렸다. 5회에는 선두타자 노수광이 볼넷과 도루로 2루에 도달했는데 장타자 한동민과 김강민은 타구를 모두 우측 내야로 굴리며 노수광의 동점 득점을 도왔다.
백미는 6회초였다. 4회와 마찬가지로 최정이 볼넷, 정의윤이 2루타로 무사 2, 3루를 만든 상황. 이번에도 최항은 침착하게 2루수 쪽으로 땅볼 타구를 만들며 역전 타점을 올렸다. 이후 염 감독은 3루로 이동한 정의윤을 발 빠른 대주자 고종욱과 교체했고, 곧바로 김성현에게 초구에 스퀴즈 번트를 지시, 짜릿한 쐐기 득점에 성공했다. 하위타선에 찾아온 찬스를 세밀한 작전으로 살려낸 염 감독이었다. 중심타선이 부진했지만 SK는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4-2로 뒤집었다.
SK는 지난해 팀 홈런 233개를 때려낸 장타의 팀이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지휘한 2년 동안 타율보다 OPS가 중시되는 컬러가 강했다. 그렇다 보니 장타가 터지지 않을 경우 어려운 경기를 펼치는 경우가 잦았다.
새롭게 부임한 염 감독은 이러한 팀 성향에 세밀한 작전야구를 결합하고 있다. 이미 개막 시리즈부터 허를 찌르는 더블스틸로 지략가 '염갈량'의 귀환을 알렸다. 야구에서는 굳이 홈런과 장타가 아니더라도 점수를 낼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염 감독의 SK가 올해 그 방법을 배워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SK 와이번스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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